[TV리포트=정은비 기자] MBC 코미디언 출신 천수정이 과거 개그맨들 사이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최근 천수정은 자신의 채널에 ‘내가 개그우먼을 때려친 이유,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 속 천수정은 “나는 개그우먼이었다. 지금은 연예계를 떠나 캐나다에서 정착하려고 노력 중인 평범한 엄마이자 아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2008년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데뷔 초부터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는 내내 남모를 아픔으로 너무나도 괴로웠고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그해 방송연예대상 두 곳에서 신인상을 받을 정도로 겉으론 인정받은 것 같았지만 사실 속은 병이 들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 “직장 내 폭력 속에서 너무도 거대한 빙산을 만난 나룻배를 된 것만 같았고 그 안의 파도 소음들 속에서 나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화려한 게 전부가 아니었던 진짜 나를 잃어버린 시간들이었다. 한국을 떠나 호주로 도피도 해보았고 다른 일을 찾아보고 상담도 받으면서 잊으려 노력해 봤으나 그 트라우마가 된 시간들은 나를 오랫동안 쫓아다니며 괴롭혔다”라고 털어놨다.
천수정은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 줄 알았지만 오히려 나를 더 가두게 되었다. 도를 넘어선 신체적 언어적 폭력과 여자로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수치심들 그리고 집단따돌림들. 지금은 하시모토 갑상선 질환으로 그때와는 변해버린 목소리지만 20대 초반 내 목소리가 듣기 싫다며 윽박지르며 비웃었던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뛰고 가슴이 아파 온다”라고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더이상은 견디기 힘들어 도망치다시피 그들을 떠나고 싶었다. 당장 개그우먼을 때려치지 않으면 더이상 살 수가 없었다. 정말 때려치길 잘했다 생각한다. 누군가는 나를 루저라고 비난했지만 나는 잃어버린 나를 찾아야만 했다. 아직도 나는 그들이 나오는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지만 지금은 캐나다에서 그동안 가두어 두었던 나를 찾고 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때의 기억에서 10여 년쯤 멀어진 지금 나는 용서하려고 한다. 그게 내 삶에서 가장 큰 복수가 될 테니까”라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한편, 박나래 역시 한 방송에서 MBC 개그맨 사이의 군기 문화에 대해 고백한 적 있다. 당시 박나래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군기, 1년간 여의도에서 구두, 귀걸이도 금지라고 해, 치장보다 개그에 집중하라는 말도 안 되는 악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주연은 “오롯이 선배 명령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후배를 잊는 경우도 많아, 선배들 올 때까지 밥 못 먹고 벽만 보고 앉아있었다”라고 부연했다.
정은비 기자 jeb@tvreport.co.kr / 사진= ‘SBS Entertainment’ 채널, ‘지훈앤수정’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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