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현실은 소설, 영화보다 잔혹했다.
13일 밤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소련 비밀경찰의 잔혹한 역사가 소개됐다.
이날 패널들은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의 사냥개로 불리던 비밀경찰 ‘엔카베데’의 만행을 알아봤다.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엔카베데는 스탈린 체제 소련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스탈린에게 방해가 될 정적들을 해임하거나 체포했다”며 “소련의 모든 치안, 행정을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엔카베데의 만행 중 하나로 ‘피의 대숙청’을 꼽았다. 그는 “스탈린은 엔카베데 요원들에게 어마어마한 체포 할당량을 줬다. 이에 요원들은 할당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일부러 사유는 철저히 검증하지 않았다”며 “억울하게 잡혀가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회사에 지각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고. 슈퍼주니어 규현은 “아니 지각했다고”라며 “그럼 지원이 형은 징역 살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은지원은 “무슨 소리냐. 오늘도 1시간 일찍 왔다”고 버럭했다.
류 교수는 “지각 20분당 징역 1년이 부과됐는데, 심지어 엔카베데는 (체포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통근버스를 납치하기도 했다”며 “맡을 일에 무능한 것도 체포 사유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숙청 시기 3년(1936~1938)간 엔카베데에 체포된 사람은 170만명에 육박하고, 160만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류 교수는 “이 가운데 68만명이 사형을 당했다”며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성은 “저 숫자도 축소됐을 것 같다. 같은 나라 사람들이 심지어 가족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죽인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류 교수는 “엔카베데는 ‘스탈린에게 반대하면 처형된다’는 공포심을 소련 전역에 확산하면서 스탈린의 사냥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라며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처형되지 않은 사람들은 굴라크(Gulag)라는 노동 수용소로 끌려가야 했다”고 말했다.
끌려간 이들은 소련 각지의 400여개 수용소로 흩어져 강제 노동이 동원됐다.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이나는 “수감자 대다수는 일요일에도 일했고, 하루 16~17시간의 노동에 시달렸다”며 “특히 우라늄 광석을 채굴하는 굴라크에서는 아무 장비 없이 맨몸으로 올라가 광석을 짊어지고 내려와야 했다”고 비인간적인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tvN ‘벌거벗은 세계사’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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