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지창욱이 주연으로 승승장구하던 와중에도 흥행에 대한 부담감으로 슬럼프를 겪었다며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24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지창욱이 게스트로 출연해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지난 2009년 최고 시청률 40%에 빛나는 ‘솔약국집 아들들’로 배우로서 잠재력을 뽐냈던 지창욱은 “그땐 내가 정말 어렸다. 완전 막내라 촬영 중 점심시간이 되면 선배들이 나를 부르곤 했다. 식사 인원이 많은데 여의도가 회사원들로 붐비니까 자리를 잡는 역할을 해야 했던 거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점심시간 15분 전에 식당에 달려가서 자리를 잡아놓고 수저 세팅, 커피 세팅도 했다. 술을 좋아하는 선배님들을 위해 편의점에서 산 얼음을 준비해두기도 했다”며 숨은 노력도 전했다.
‘솔약국집 아들들’ 이후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까지 히트시키며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는 “일본 분들이 특히 이 드라마를 좋아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강원도 동해시 홍보대사도 했다는 그는 “시장님을 만나고 기념사진도 찍었지만 특별히 한 건 없다. 내 고향은 경기도 안양이다. 김종국이 내 학교 선배”라며 웃었다.
이후 미니시리즈와 영화로 영역을 넓혀 ‘기황후’ ‘힐러’ ‘수상한 파트너’ ‘조작된 도시’ 등을 선보이며 승승장구 했으나 성공에 대한 부담으로 슬럼프를 겪었다는 지창욱은 “사실 많은 배우들이 하는 고민일 것이다. 모두가 열심히 한다. 작품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잘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게 훨씬 많다”라고 털어놨다.
나아가 “지금 생각하면 작품이 안 된다고 실패가 아닌데 그땐 너무 어리고 경험이 없다 보니 ‘작품 성적이 안 좋으면 난 없어지는 건가?’하는 스트레스와 고민이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깊은 고민 끝에 작품의 부진이 곧 실패가 아님을 깨달았다는 지창욱에 유재석은 “실패의 경험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하게 돼 있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실패를 경험해봐야 끝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지창욱은 연예계 대표 효자. 성공의 원동력으로 어머니를 꼽은 그는 “아버지가 일찍 떠나시고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렇기에 아들로서 또 가족으로서 어머니를 지켜드리고 싶었다. 어머니보다 작을 때 허름한 골목길을 어머니와 걸으며 ‘빨리 엄마보다 커져서 엄마를 지켜줘야지’란 생각을 했었다”라며 지극한 효심을 전했다.
아울러 “어릴 때 어머니가 동네에서 고깃집도 하고 매운탕집도 하셨다. 작은 가게를 혼자 운영하시다 보니 내가 종종 돕곤 했는데 고깃집을 할 땐 불판 닦는 게 제일 힘들었고 매운탕 집을 했을 땐 수조 청소를 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학비가 너무 비싸서 학교에 다닐 돈이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엄마 돈 걱정 안 하게 해드려야지’란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어머니와는 친구 같다. 일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멘탈이 안 좋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 일상생활을 하는 어머니를 보면 힐링이 된다”라고 덧붙이며 감동을 자아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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