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나연 기자] 대학로 소극장의 별 가수 김민기가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아침 이슬’의 원작자이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2, 3호실에는 고 김민기의 빈소가 마련됐고, 그의 영정사진이 공개됐다.
하얀 꽃으로 둘러싸인 영정 속 고인은 생전 파란색 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다.
고인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 후 가수로 전향, ‘아침이슬’을 비롯한 여러 곡을 작곡했다. 1971년 발표한 데뷔 음반 ‘김민기’는 정부에 의해 압수당하고 그의 노래들은 금지곡으로 지정되는 등 불운을 겪었다. 이후 생계를 위해 봉제 공장과 탄광에서 일하기도 했다.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하며 스타들을 육성했다. 그곳에서 라이브 공연으로 팬들과 호흡한 고(故)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였다.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음악가들이 이곳, 혹은 김민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를 배출하기도 했다.
‘지하철 1호선’은 그의 대표작으로, 8000회 이상 공연되며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김민기는 ‘학전’을 운영하면서도 여러 작품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선도했다. 학전은 김민기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으로 지난 3월 학전블루 소극장 문을 닫았다. 김민기는 폐관 이후 학전의 레퍼토리를 다시 무대에 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로 투병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기는 올해 3월 ‘학전’이 폐관된 후 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학전 측은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하며 “빈소 및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는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자 하는 고인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마음으로 애도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발인은 오는 24일 오전 8시이고,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팬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그를 추모했다. 이적, 알리, 박학기, 이수만 등 연예계 동료들도 존경을 표하며 애도하고 있다.
전 현직 대통령도 한국 대중문화계를 이끌던 김민기의 비보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유가족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강나연 기자 kny@tvreport.co.kr / 사진= 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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