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정은비 기자] 그룹 신화 멤버 이민우에게 가스라이팅을 해 26억 원을 뜯어낸 방송작가 A씨가 8일 2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민우는 성추행 혐의로 입건됐다.
이민우의 20년지기 절친이었던 A씨는 “검찰 내부에 인맥이 있으니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며 16억 원을 요구했다. 이후 이민우가 무혐의 처분을 받자 A씨는 “검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번복하려 한다”며 추가로 금액을 달라고 했다. 결국 이민우는 26개월 간 총 26억을 주고 나서야 A씨를 고소했다.
이민우는 1심 재판에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해 전 재산을 넘겼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법원은 “이민우는 성추행 사건 당시 이미 촬영한 방송이 ‘통편집’되는 등 연예인 활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불안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평소 신뢰하던 A씨에게 쉽게 속아 넘어갔을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가스라이팅은 ‘가스등’이라는 연극에서 유래된 말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
이민우가 과거 한 방송에서 “사실 연예인들은 사기를 잘 당한다”며 “자신이 힘든 상황에 처해있을 때 나를 도와주는 유일한 사람이 좋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밝힌 것처럼 연예인들의 가스라이팅 피해는 비단 이민우만 겪은 일이 아니다.
이승기 역시 가스라이팅 사실을 고백한 적 있다. 이승기는 전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밝혔다. 5월 진행된 민사소송에서 이승기는 권 대표에게 “길거리에서 아무나 데리고 와도 너보다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돈 문제를 언급하면 매우 화를 내면서 저를 돈만 밝히는 나쁜 사람으로 몰아붙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승기는 자신이 미성년자이고 사회 경험이 없는 점을 악용해 권 대표가 폭언, 폭행을 일삼았다고 말하며 가스라이팅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음원료에 대해 물어보는 이승기에게 “너는 마이너스 가수다, 가수 활동은 그냥 팬 서비스라고 생각해라”고 말한 것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SM 남자아이돌 그룹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 역시 SM의 가스라이팅에 대해 폭로한 적 있다.
첸백시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린이 6월 밝힌 사실에 따르면 첸백시의 재계약 과정에서 가스라이팅이 발생했다. 첸백시는 재계약 과정에 대해 “요청한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재계약서”였다며 “재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은 오로지 우리 EXO 멤버들과의 의리를 지키고 EXO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서 한 것이었다”며 재계약 과정에서 부당한 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저희들의 무기력했던 당시의 일은, 오래된 SM 특유의 폐쇄적이고 단체적인 분위기, 나아가 근래 언론지상을 채우고 있는 가스라이팅과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첸백시와 SM은 현재 소송 진행 중에 있다.
이외에도 크레용팝 출신 웨이, 에프엑스 출신 엠버 등은 연예인 시절 전 애인의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정은비 기자 jeb@tvreport.co.kr / 사진= ‘이민우’, ‘이승기’, ‘백현’ 소셜 미디어,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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