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그녀의 한국어 사랑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
2일 저녁 KBS 1TV ‘이웃집 찰스’에서는 한국어 선생님의 꿈을 안고 루마니아에서 온 마리나(35)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루마니아에서 한국 문화 소개, 한국어 번역 일을 하다가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 이역만리를 건너온 마리나.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대학까지 옮길 정도로 한국 사랑이 지극한 마리나는 한국에서 평생의 반려자까지 만나 한국에 정착했다.
마리나의 일과는 오전 일찍 시작된다. “점심에 몸이 무거워진다”며 아침을 안 먹는 마리나는 반려견 라일라에 인사를 한 뒤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어학원 출근을 서둘렀다. 한국어, 루마니아어, 영어에 능통한 마리나는 ‘외국어 능력자’다. 남편 역시 루마니아어를 전공해 영어 포함 3개 국어가 유창하다.
오전 내내 수업에 매진하던 마리나는 12시가 넘어서야 샌드위치로 첫 식사를 했다. 마리나는 “학생들이 (학원을) 왔다 갔다할 때 먹는 모습을 보이는 게 조금 신경 쓰였다”며 “이에 뭐가 끼어 있거나 하면 안되지 않느냐”고 농담을 던졌다.
마리나는 “루마니아 친구들이 나를 보고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느냐’고 한다”며 “사실 한국 사람들이 다 열심히 살지 않느냐. 나만 게으르게 살면 좀 이상한 거 아니냐”고 웃었다.
결혼 6년 차 마리나의 유일한 낙은 머리 염색과 동물 영상 보기. 마리나는 “일하느라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친구도 많은 편이 아니라 (염색은) 나에게 주는 보상이”며 “다른 사람은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늘 활기차고 발랄한 마리나에게도 유일하게 어려운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시아버지. 외국인 며느리, 외국인 시아버지가 처음이다보니 초반엔 문화 차이도 컸다고. 그러나 이제는 다 지나간 얘기가 됐다.
마리나는 “루마니아는 60대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문화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긴 시간 강의를 듣는 것처럼 (윗사람의) 말만 듣고 있으려고 하니 너무 힘들었다”며 “내가 말이 많다 보니까”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랜만에 아들 집을 찾은 시아버지. 마리나는 시아버지에게 루마니아 전통 돼지고기 스프와 옥수수 떡을 대접했다. 그러나 아직 음식은 타협을 못 본 듯, 스프를 한술 뜬 시아버지는 묘한 표정으로 “우리는 다 잘 먹잖아”며 웃어보였다.
그래도 시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은 진심인 마리나. 마리나는 시아버지에게 띄우는 영상 편지에서 “자주 방문해주시고 그동안 옆에 계셔서 감사하다”며 “저한테는 요리 같은 거 기대 안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래서 마음이 편할 수 있으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KBS 1TV ‘이웃집 찰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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