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천우희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한공주’를 찍으면서 “소외받은 이를 조명하고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고 싶었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주연배우로의 소신을 전했다.
5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선 천우희가 게스트로 출연해 20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천우희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영화 ‘써니’의 ‘본드녀’로 주목받은 이래 출중한 연기력과 미모로 사랑받고 있으나 데뷔 초 오디션에선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고.
천우희는 “연기는 좋은데 마스크가 너무 배우적인 얼굴이라면서 최종에서 떨어트렸다. 그때 당시만 해도 ‘배우 못한다’ ‘못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허탈함은 있었지만 타격감은 없었다. ‘얼마나 잘 되려고 이럴까’란 생각을 했다”면서 긍정 마인드를 덧붙였다.
배우 천우희의 시작점이 된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 대해선 “회사가 없을 때라 혼자 오디션을 봤는데 봉 감독님이 연기 말고 얘기를 나누자고 하시더라. 그리고 ‘나를 삼촌이라 생각하고 얘기해봐’라고 하셨다. 그래서 반말로 일상 대화를 하듯이 말을 했다. ‘얘 좀 보게’ 하셨던 것 같더라”며 오디션 비화를 전했다.
“난 오디션을 볼 때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해서 더 과감하게 연기를 하고 긴장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천우희의 설명.
독립영화 ‘한공주’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신성으로 떠오른 그는 “제작비 없이 모든 분들이 마음을 모아서 찍은 작품이었다.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를 대중들이 귀 기울여줄까, 고민도 있었지만 확신이 있었다. 우리의 이야기가 분명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한공주’는 지난 2004년 밀양에서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룬 작품. 천우희는 “그 친구와 단둘이 서로 기대고 의지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항상 옆에 있어주고 싶었다”라며 특별한 소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들은 다 떠나보냈지만 공주는 항상 지켜줘야 한다는 그런 무게감이 있었던 것 같다. 소외받은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조명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라며 소신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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