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대중을 압도하는 힘을 가진 배우의 매력을 분석합니다. 마음을 훔치는 심(心)스틸러로 거듭난 배우를 조명합니다. 만인을 사로잡은 스타의 이야기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제 연기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있어야 많은 분이 저를 찾아주지 않을까.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웃음) 누군가를 따라하기보단 저만의 것을 만들면 될 거라 믿는다.”
배우 홍경의 올곧은 마음이 대중을 움직였다. 영화 ‘댓글부대’에서 선보인 존재감을 통해서다. 작품에서 호연하는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모두 제 몫을 충분히 하지만, 홍경의 연기는 대체불가다. 넘치는 패기와 불안이 공존하는 청춘의 얼굴을 고스란히 간직해 가슴 깊은 곳을 후벼파는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홍경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댓글부대’는 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중 김성철, 김동휘와 함께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팀알렙’으로 활약하는 홍경은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위력을 체감하고 점점 더 빠져드는 키보드 워리어 ‘팹택’ 역을 맡았다. 실재하지 않는 여론으로 실재하는 인물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위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결과에 죄책감을 느끼는 인물이다.
감정을 가감 없이 표출하는 ‘찡뻤킹'(김성철 분)과 사건의 가담자이자 관찰자인 ‘찻탓캇'(김동휘 분)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며 감정연기를 선보이는 홍경은 관객에게 몰입도를 선사하는 역할을 해낸다. 특히 후반부에 쏟아내는 혼란스러운 감정은 잔상을 남긴다.
‘집돌이’임에도 화려함이 묻어나는 캐릭터들의 비주얼은 홍경의 아이디어가 다수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코니에서 일광욕을 할 때 착용하는 멋스러운 선글라스는 실제로 홍경이 소장하고 있는 아이템이고, 눈에 띄는 분홍 크롭 티는 홍경의 아이디어였다고 전해진다. 똘똘한 선택이다. 홍경이 갖고 있는 특유의 소년미가 120% 전달되는 효과를 얻었으니 말이다.
홍경의 활약은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7년 KBS 2TV 드라마 ‘학교 2017’로 데뷔한 홍경은 영화 ‘결백’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영화 ‘정말 먼 곳’에선 성소수자를, 넷플릭스 ‘D.P.’에서는 후임을 괴롭히는 악인을, ‘약한영웅 Class 1’에서는 성장통을 앓는 10대를, ‘악귀’에선 까칠한 경찰을 연기했다.
매 작품마다 다른 얼굴, 다른 연기를 펼치면서 주목해야 할 배우로 떠오른 홍경. 그는 지난 2021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는 일말의 작은 편견과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깨나가는 과정이다. 어떤 연기를 하든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라고 연기에 대한 신념을 전한 바 있다. 뚝심 있게 나아가고자 했던, 그리고 지금도 자신이 가는 길을 의심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는 홍경이 자신의 힘으로 얻은 ‘천의 얼굴’이라는 값진 수식어가 조금도 아깝지 않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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