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마저 당했었다’는 기획부동산 사기, 대체 뭐길래…

I 4·10 총선 전 기획부동산 기승

I 정부와 국토교통부 신고센터 운영

I 기획부동산 의심 체크리스트 서비스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총선을 앞두고 기획부동산 사기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일반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기 어렵고 경제적 가치가 전혀 없는 토지를 개발가능성이 큰 용지인 것처럼 피해자를 속이고 파는 행위를 뜻한다. 서민들이 매수 가능한 금액 1,000만∼5,000만 원 정도로 조정해 맞춰 필지나 지분을 분할하여 판매하는 식으로 다수의 소액투자자 피해를 양산하는 기만적 민생범죄 중 하나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 또한 2,500억 대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에 연루돼 피해를 본 바 있다. 서민뿐만 아니라 연예인까지 기획부동산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셈이다. 태연을 속인 기획부동산은 홍보를 위해 KBS 공채 출신 유명 개그맨을 대동하여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서민과 부유층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해당 개그맨은 홍보 영상에도 출연하는 등 사기 행각을 벌였다. 동영상에서 그는 피자를 앞에 두고 “예를 들면 피자는 공유지분이다”라며 “하지만 이 조각 피자를 내가 먹는다고 한 판의 피자 맛과 다르냐”고 말하며 사람들을 유인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지역개발 공약을 악용한 기획부동산 사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26일 국토교통부는 총선과 봄 이사철을 앞두고 기획부동산 및 미끼 매물 등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 교통부는 3월 27일부터 6월 30일까지 기획부동산·미끼 매물 위법 의심 사례 집중 신고 기간 운영을 결정하여 진행 소식을 알렸다.

교통부가 공개한 주요 기획부동산 영업 형태를 3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로는 인근지역의 개발 호재 또는 거짓되거나 미확정 개발 정보를 이용하여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홍보한 후 토지를 판매하는 경우다. 두 번째 형태는 정상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토지를 안내한 후 계약 체결 시에는 안내한 토지와 전혀 다르고 가치가 없는 토지로 계약하는 경우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영업 형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분양이 어려운 토지를 해당 분양금액만큼 근저당을 설정하고 향후에 수분양자로의 소유권 이전을 약속하면서 기만하는 경우를 들었다.

실제 지난 2023년도 전체 토지거래 중 전·답·임야 지목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및 상수원보호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개발이 곤란하고 발생할 수 없는 지역에서 면적의 10분의 1 이하 지분으로 거래된 비율은 1.43%로 조사됐다.

최근 신고된 허위 매물과 관련한 내용을 토대로 포털사이트에서 “○○하우징, ○○주택” 등으로 검색한 후 노출되는 신축 빌라 분양 누리집 60여 곳을 확인한 결과, 10곳에서 공인중개사가 아닌 이들이 버젓이 글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 이들은 무자격자로 임대(전세) 표시·광고 등 불법 의심 사항 16건을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기재하고 있다.

신축 빌라, 오피스텔 등의 매물을 표시하고 광고하는 분양대행사는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니므로 분양 외 전세 등을 표시 및 광고하는 것이 불법으로 분류된다. 미끼 매물과 같이 부당광고를 통한 임차인 유인하고 깡통전세 알선은 전세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죄질이 무겁다.

이에 국토교통부 남영우 토지정책관은 “이번 신고 기간에 접수된 모든 신고 사항은 부동산 거래 정보 등을 종합하고 분석하여 향후 전국 단위 기획부동산, 전세 사기 기획 조사 시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조를 진행하여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토교통부는 기획부동산 사기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 ‘기획부동산 의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했다. 정부는 총 11가지 항목을 만들었으며 이에 대해 해당하는 사항이 많을 경우 기획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제시한 체크리스트는 첫 번째, 가치가 낮은 임야, 전, 답 등을 공유지분으로 거래한다. 두 번째, 토지이용계획확인원상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보전산지, 농업진흥 구역 등 개발이 어려운 토지를 거래한다. 세 번째, 높은 고도에 위치하거나, 경사도가 심한 임야 등의 토지를 거래한다. 네 번째,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개발계획 없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설명 또는 판매 토지와 전혀 상관없는 개발계획 등을 듣고 토지를 거래한다. 다섯 번째, GTX 연장, 광역 교통망 개선, 지하철 개통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인근지역에 개발이 곤란하거나 경제적 가치가 없는 토지를 거래한다.

여섯 번째, 직접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지인 및 가족, 친구 등 또는 텔레마케터에 권유받아 토지를 거래한다. 일곱 번째, 선입금 강요 및 계약 전까지 지번 등의 해당 주소의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 여덟 번째, 매수 금액이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수준에 해당한다. 아홉 번째, 주변의 시세 및 개별공지시가 대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으로 거래한다. 열 번째, 판매자가 “OO경매”, “OO에셋”, “OO옥션”, “OO농업법인” 등의 상호를 사용한다. 마지막 열한 번째, 토지 등기부등본상 소유주가 아닌 법인이 판매하거나 소유자이더라도 단기간 소유한 토지를 거래한다.

위의 내용은 정부와 국토교통부가 진행하는 집중 신고 기간 부동산 불법행위 통합 신고 센터 홈페이지의 메인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