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2022년도 이후 바뀐 배당락 규정
I 상장사마다 배당일 기준 달라 주의
I 기아도 해당일에 7% 주가 하락
[TV리포트=이효경 기자] 한 포털 사이트의 삼성화재 주주 게시판에 “갑자기 주가가 5% 넘게 빠졌는데 무슨 일 있나요?”라는 글이 작성됐다. 이는 올해부터 일부 기업들에서 시행되는 연말 배당기준일을 3월 말 또는 4월 초로 바꾸면서 ‘벚꽃 배당락’을 처음 만난 주주들의 혼란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초까지 대형주들의 배당락이 잇따라 이어질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배당락이란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진 날을 뜻하는 단어다.
증권가에 따르면 27일 기준 삼성화재는 전일 대비 6,000원 내린 30만 9,000원에 거래됐으며 이는 1.90% 감소한 수치다. 26일 삼성화재는 5.69% 큰 폭 떨어졌고 연이어 약세가 이어진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코스피 시가총액 22위 순위인 대형 금융주로 하루 만에 5% 이상 주가가 움직이는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26일에 발생한 낙폭 5.69%는 최근 1년 이내에 발생한 급락 중 3번째로 큰 숫자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삼성화재의 주가가 돌연 떨어진 것은 배당락 때문으로 분석했다. 삼성화재의 배당기준일은 3월 27일로 공개됐다. 국내 주식은 매매 체결일 이후 이튿날 뒤에 실제로 주식이 계좌에 포함되기 때문에 지난 25일 장 종료 시점까지 삼성화재 주식 매입을 체결해야 배당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배당기준일 전날인 26일부터는 아무리 주식을 매수해도 배당을 받을 수가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배당락이라고 부르며 개인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통상 배당 규모가 커질수록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도 큰 폭으로 나타난다.
삼성화재와 동일하게 전날 배당락을 맞은 삼성카드 또한 26일 5.42% 떨어진 데 이어 27일도 2.68%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부분은 기업마다 배당락이 다 제각각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도까지만 해도 배당락은 통일된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12월 결산법인이고, 이들의 배당기준일은 모두 12월 31일로 결정됐었다. 지난 2022년 증시 폐장일은 12월 29일이었고 따라서 배당락일은 폐장일 하루 전날인 12월 28일이었다.
지난해 2023년도 금융당국은 배당금액을 분석하고 배당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수정에 나섰다. 기존 배당기준일 12월 31일 시점에는 배당이 얼마나 나올지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배당금액을 사전에 공시한 뒤 배당기준일을 맞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의도는 좋았으나 상장사들이 각자 배당기준일을 정하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특히 여러 개의 종목에 분산투자를 주로 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개별 종목마다 일일이 조사해서 배당기준일과 배당락일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배당 기준일에 관해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결산 배당 기준일을 맞이했던 기아는 삼성화재와 비슷하게 하루 만에 주가가 7% 이상 떨어지는 등 배당 기준일이 다가와 대폭 하락했다. 기아는 지난 2021년 2월 8일에 발생한 14.98% 하락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일일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아직 배당락이 오지 않은 상장사들이 많은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배당기준일이 3월 29일로 공시돼 3월 28일 배당락을 맞는 기업은 포스코퓨처엠, 포스코DX, 현대제철, 기업은행,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두산밥캣, 한화손해보험, LS머트리얼즈, NH투자증권, 한화생명, 미래에셋증권 등으로 조사됐다. 이어 29일에는 SK, SK네트웍스, CJ대한통운이 배당락을 맞이한다. 4월 1일에는 두산, 하나투어, 2일에는 이마트, 3일 현대위아, 4일 CJ 등이 배당락을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말은 분기 배당 기준일이기 때문에 4월 초부터 고배당주에 대한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지 여부와 함께 배당락 충격은 감안할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에 대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양호한 만큼 많은 불안 요소는 없지만, 배당락으로 인한 하락 충격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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