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에티오피아의 최대 은행 시스템 오류
I 잔고보다 더 많은 돈 인출 사태가 벌어져
I 뱅크 오브 아일랜드에서도 기술 문제 발생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3월 27일 로이터와 AP통신 등 매체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이 지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현지시간) 사이 내부 시스템을 업데이트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다고 전해진다. 결함으로 발생한 사건은 고객이 자신의 계좌 잔고 금액을 초과하여 인출할 수 있게 됐다.
사건을 확인한 은행은 오류 발생 후 단 6시간 만에 모든 거래를 동결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그 사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으로 인출되거나 디지털 방식으로 이체된 금액은 총 8억 1,100만 비르로 나타났다. 이는 한화로 약 192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외신을 놀라게 했다.
짧은 시간 내에 거액이 인출된 배경으론 당시 대학생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서버 오류’ 소식이 빠르게 번져나가면서 막대한 손실 규모를 기록했다. CBE는 대부분의 돈이 학생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에 몇몇 대학은 학교 측에서 나서서 학생들에게 돈을 반환할 것을 공개적으로 성명했다.
은행과 학교의 노력으로 1만 5,000명 가량이 자발적으로 돈을 돌려주는 등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 CBE는 돌려받을 돈이 남아있다.
아비 사노 CBE 총재는 “지금까지 전체 피애액의 약 78%인 6억 2,290만 비르(한화 약 148억 원)를 회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오는 3월 30일까지 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해당 고객을 인지하고 있으며 신상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는 사이버 해킹 공격 등 외부 세력에 의한 것이 아니며 개인 계좌나 전체 시스템에 대한 추가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재는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우리 공격하려는 단체의 주요 표적이 되어 왔지만, 2022년 이후 거의 28,000건의 사이버 공격 시도를 성공적으로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CBE는 1963년 설립된 4,000만 명 넘는 고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1,94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최대 은행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에 이어 지난 15일(현지 시간) 아일랜드에서도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막대한 양의 돈이 인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곳곳에 위치한 ATM 기계 앞에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 등에 게시된 사진에는 밤이 깊어진 시간에도 줄을 서서 자신의 인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사진이 게시됐다.
이는 아일랜드 최대 은행인 뱅크 오브 아일랜드(Bank of Ireland)의 기술 문제로 벌어졌다. 은행 서비스 및 서버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인터넷 은행으로 최대 1,000유로(한화 약 145만 원)까지 이체할 수 있었고, 그 이후 ATM으로 인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람이 많이 몰리는 ATM 기기 앞에는 경찰이 지키며 밤샘 보안을 서는 등 공권력도 투입됐다고 전해진다.
다음날인 3월 16일 뱅크 오브 아일랜드는 성명을 통해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라며 “전날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여러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는데, 오늘 아침엔 완벽히 복구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고객이 정상 한도를 초과하여 자금을 이체·인출할 수 있었고 당사는 인지하고 있다”라며 “잔액을 넘겨 인출한 금액은 고객 계좌에 빚으로 기록할 것이고 이자를 부과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아일랜드 재무부는 중대한 상황으로 판단해 중앙은행에 관련 조사를 실시하고 추가 조처의 필요성 및 과정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한국에선 시스템 오류가 아닌 직원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사회에 충격을 가져온 NH농협은행 사건에 이어 KB국민은행에서도 100억 원대 과다 대출 금융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피해 논란에 이어 각종 배임 사고까지 잇따르면서 금융권의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뭇매를 맞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13일 지난해 2023년도 하반기 경기도 안양 지역 한 지점에서 취급한 총 104억 원의 부동산 담보 대출이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 실행된 것을 이달 초 적발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의 실제 손실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11일부터 현장 검사에 돌입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CBE 제공, 뱅크 오브 아일랜드 제공, shutterstock,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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