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북한과 미국 외교관계
I 美 북한 적국으로 명시
I ‘주북미군’ 수용 가능성 낮아
[TV리포트=이효경 기자] 현지 시각으로 18일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 고위 당국자가 북한과 제재 문제에 관해 얘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언급한 북한 비핵화 중간 조치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북한과 미국의 관계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 2022년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현지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권 일각의 미북 외교관계 수립 제안에 대해 현시점에는 어렵지만 원칙적으로는 동의하는 의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이모어의 주장은 외교관계 수립이 만능 해결책은 아니지만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과 인권 탄압, 핵 프로그램 등은 짧은 시간 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과 수교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다. 한국과 북한의 사이가 좋지 않아 양측의 적국으로 명시되어 있어 미국에서도 북한을 적국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미수교 상태로 상호 대사관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을 시리아, 예멘, 소말리아와 같은 나라로 분류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북한을 미국 입국 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사실상 연락할 방도가 없고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를 통해서만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둘의 수교는 미수교를 넘어서 단절에 가까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예외적으로 미국의 입국 권리를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위치한 뉴욕 유엔본부는 완전한 치외법권 지역이며 미국의 어떠한 행정력도 미치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앤이 국제기구로서 국가에 준하는 자체적인 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에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외국 대사가 주재국 정부에 불신임하지 않는 이상 빈 협약에 따라 외교적 면책특권을 적용받을 수 있고 입국 또한 적대관계인지에 상관하지 않고 보장된다.
대신에 북한 대사와 같이 적성국이나 미수교국 입국자는 미국 국무부로부터 특별입국 허가 별지 비자를 받아야 하며 유엔본부로부터 반경 40km 이내로 이동 범위가 제한되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연락이 한국을 통해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은 북한과 직접 맞닿아 있는 나라인 동시에 미국의 동맹국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러시아와 달리 도청 위험이 없고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어 북한과의 회담 결과를 신속히 미국 정부에 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의 교류는 외교적 회담 외에 거의 단절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현재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보수적인 북한의 입장에서 개방적인 미국과의 교류를 반길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이 분단되며 북한은 소련의 지원을 받은 전적이 있어 미국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다. 초기에는 북한이 미국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련의 압박으로 미국에 날을 세우는 지금의 상태를 갖추게 된 것이다. 이후 미소공동위원회가 결렬되고 본격적인 냉전이 시작되면서 미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1948년 수립된 김일성의 북한 정권을 미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으며 이 갈등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은 이때까지만 해도 단절 수준의 소통 관계가 있지는 않았다. 실제로 1990년 전까지 미국이 북한에 소통의 의지를 보이거나 북한이 미국에 관심을 갖는 등의 시도는 계속됐다.
그러나 1990년 대 한국이 소련과 중국의 수교에 성공하자 북한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핵 개발을 무기로 들고 나왔을 때 북한과 미국의 수교는 완전히 틀어지기 시작했다.
김일성 정권의 마지막 소통구로 사후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8년 만에 공식적으로 백지화되면서 실패했다. 당시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이 격렬히 반대했고 이에 따른 자금 지원이 불허되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추측된다.
2000년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미국에 방문하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면담해 미북 코뮤니케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합의문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행정부 이후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 되면서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하며 미북 관계에 다시 찬바람이 불었다.
2002년 김정일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보내는 등의 교류를 시도했으나 당시 미국이 이라크 전쟁 준비하고 있어 답장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의 핵실험과 여러 차례에 걸친 미사일 발사로 인해 북미 관계는 상당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으로 북한이 스스로 붕괴하기 전까지 기다리는 방법을 전략으로 택했으나 사실상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북한이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고 핵실험과 지대공 미사일 실험을 지속해서 하는 꼴이 되었다.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한국과 미국 사이의 사드 배치를 고려하며 상태는 더 나빠졌다.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2016년 북한에 억류되었던 오토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석방되었는데 식물인간으로 귀국한 오토 웜비어를 보고 미국 시민의 유일한 여행금지 국가로 북한이 선정되었다.
이후 반복되는 핵실험과 단절된 수교 체제 속에서 2018년 갑작스럽게 사상 최초의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사이의 논조가 험악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 태도를 바꾼다면 언제든지 자신에게 연락해달라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어 두 정상이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평화 체제 조성,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을 합의하면서 분단 이후 70년 만의 적대관계를 해소한 것으로 추측된다.
2019년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는데 양 정상이 합의문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불발이 일어나 회담이 결렬되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자 미북 관계는 불투명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의 수교가 아직은 어려운 단계라고 말한다. 두 국가 사이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한에 주북미군을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데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반미 자주를 외치며 신천 학살 노근리 등 미군의 대학살을 선전하며 반미의식을 고취하던 북한이 미국을 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것이다.
주북미군으로 인해 북한 정권이 위험하고 자멸적인 존재가 될 것이란 추측 역시 북한과 미국의 수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이 북한과 미국의 수교는 아직은 어려울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미국이 대선을 앞둔 만큼 양국의 관계가 어떤 정세로 흘러갈 것인지 속단하기는 이른 시기로 판단된다. 이에 미국의 대선 결과와 양국의 외교 문제 행보에 관심이 주목된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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