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닥터 슬럼프’ 박신혜가 마침내 의사가운을 벗었다. 스스로를 위한 선택이었다.
28일 JTBC ‘닥터 슬럼프’에선 생존을 위해 병원을 그만둔 하늘(박신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의료사고로 빚더미에 앉게 된 정우(박형식 분)는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옥탑방 계약까지 거절당한 상황.
이 와중에 병원에서 만난 하늘이 “너 1학기 중간고사 때 나한테 졌잖아. 그때 졌다고 기절까지 해놓고”라고 말하자 정우는 “그건 기절이 아니라 살짝 주저앉은 건데 소문이 이상하게 나서. 너 수능은 나보다 못 쳤잖아. 난 한 개밖에 안 틀려서 한국 대학교 갔는데 넌 세 개 씩이나 틀렸어”리고 받아쳤다.
이에 하늘은 “너 안 바빠? 이사 갈 집 알아보려면 되게 바쁠 텐데”라고 응수했고, 발끈한 정우는 “그래, 너 잘났다. 넌 직업도 있고 집도 있고 건물도 있다. 그런데 그거 천년만년 가는 거 아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나처럼!”이라고 소리쳤다.
정우가 간과한 건 하늘 역시 극심한 우울증과 번아웃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일을 쉬어야 한다는 전문의의 조언에 고민하던 하늘은 담당교수를 대신해 무릎까지 꿇어야 하는 상황에 분노해 “매번 쪽팔리게 제 핑계 대더니 이번엔 대신 무릎까지 꿇으라고요? 미치셨어요?”라며 사자후를 내뿜었다.
뿐만 아니라 교수의 정강이를 걷어차곤 “네가 가서 꿇어. 네까짓 거 무릎은 뭐라고”라고 일갈했다.
“너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다신 이 바닥에 발 못 들이게 할 거야”라는 교수의 경고엔 “마음대로 하세요. 내가 아프면서까지 지켜야 할 건 없으니까”라고 쏘아붙이곤 가운을 벗었다.
이 같은 하늘의 결정에 월선(장혜진 분)은 “넌 여태까지 해온 게 아깝지 않아? 사회생활 하다 보면 더럽고 치사한 일이 있는 거지, 그 좋은 병원을”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하늘은 “누구한테 좋은 건데. 나 엄마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병원에서 굴욕적으로 일해.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고 숨만 쉬어도 욕먹어. 나 우울증이래. 너무 애써서 힘든데 쉬지 못해서 나를 혹사시켜서 마음의 병이 왔대”라고 토해냈다.
그럼에도 월선이 그럴 리 없다며 현실을 부정하자 하늘은 “난 아프지도 못해? 지금까지 엄마가 바라는 대로 살았는데 난 아프지도 못하냐고”라며 그간의 아픔을 털어놨다.
한편 이날 정우는 의료사고를 누명으로 확신하는 하늘에 큰 감동을 받은 바. 그런 정우에 하늘 역시 “난 내가 우울하다는 자체가 너무 자존심이 상해. 난 가장 좋아하는 걸 아꼈다가 마지막에 먹는 사람이거든. 그래서 행복도 그렇게 미뤘어”라며 속내를 터놨다.
극 말미엔 ‘엄마는 훌륭한 딸보다 안 아픈 딸이 좋다’는 월선의 메시지에 오열하는 하늘과 그를 품에 안고 눈물짓는 정우의 모습이 그려지며 ‘닥터 슬럼프’의 본격 전개를 예고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닥터 슬럼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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