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김지운 감독이 신작 ‘거미집’으로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배우 송강호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신작 ‘거미집’으로 돌아온 김지운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영화감독 김열(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이 의기투합했다.
‘거미집’은 환희와 회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김열 감독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이해를 가진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은 “김열은 실제 제 모습이 반영된 캐릭터다. 하루는 저 자신이 천재 같다가, 또 다른 하루는 아무 쓸모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촬영 현장에선 하루에 열두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일상에선 감정이 요동치지 않는 편인데, 촬영장에 가면 감정이 오르내리는 폭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 잘 찍혔지?’라는 대사는 제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촬영하면서 했던 말이다. 폭발신을 촬영하던 중 세트에 불이 옮겨 붙는 바람에 모든 스태프들이 진화 작업에 나섰다. 그런데 저 혼자 불이 번진 방향으로 뛰어갔다. 그리곤 촬영본이 잘 담겼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이끄는 캐릭터 김열은 송강호의 열연과 소화력이 더해져 생명력 있는 캐릭터로 탄생했다. 믿고 보는 송강호의 저력이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 배우와 25년간 5편의 작품을 함께했다. 송강호는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다. 본업에서 최정상에 오르고, 그 자리를 오랜 시간 지킨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자기 단련, 인내, 견제 등과 끊임없이 싸워야 가능하다. 송강호 배우는 그걸 해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송강호 배우의 연기는 사라지지 않는 잔상과 같다. 제 안에 있는 뭔가를 건드리는 느낌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호흡, 발성, 표정으로 유니크한 감정을 표현한다. 친숙하다가도 어느 순간 서늘한 기운을 풍기는 장악력과 파괴력은 송강호 배우만이 가진 천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선 “송강호는 배우라기보단 제작자에 가깝다.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생각한다. 가끔씩 송강호 배우가 편집할 때도 찾아오는데, 그땐 약간 부담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작품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 배우다. 본인이 중심이 됐던 장면도 필요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덜어내라고 의견을 낸다. 제게 송강호 배우는 훌륭한 조력자이자 지원군, 파트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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