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90년대 레전드 농구스타 한기범이 아버지와 동생의 목숨을 앗아갔던 희귀 유전병이 두 아들에게 유전될까봐 두려웠던 심경을 털어놨다.
20일 MBN ‘특종세상’에선 농구선수 한기범의 근황이 공개됐다. 두 아들이 분가 후 부부가 단둘이 살고 있는 두 사람.
광모모델로 활동했다는 아내와 농구 레전드 한기범의 만남에 대해 아내는 무도회장에서 남편을 만났다며 “만난 당일 날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 있구나’ 그리고 운동선수에 대한 선입견 같은 게 있지 않나. 와일드하다거나 그런 것 없이 마치 무슨 문학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느낌이었다. 뭐가 씌어서 그랬던 것 같다”라고 남편의 첫인상을 언급했다. 한기범 역시 “처음 만났을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다시 만나니까 이렇게 예쁠 수가 없더라”고 아내에게 반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농구 은퇴후 조그마한 체육 사업을 시작했다는 한기범은 “홈쇼핑과 연계해서 판 게 키 크는 건강식품이었다. 잘 팔렸지만 계약서에서 불리한 부분도 있었고 많이 팔아도 돈이 남는 게 없더라”며 이후 여러 사업에 손대며 무리한 투자를 했고 사업 실패로 선수 생활 때 모은 집 세 채를 모두 날렸다고. 결국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고. 아내 역시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생계전선에 뛰어들었다고 떠올렸다.
큰아들과 작은아들 모두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후 부모로서 고민이 깊었다는 부부는 “잘 자라줬는데 중간에 우리가 한 번 망하고 이러면서 집의 환경이 바뀌고 아이가 틱 장애 같은 게 오더라. 인생이 참 힘들더라. 근데 잘 겪어낸 것 같다. 엄마아빠는 사랑한다고 북돋워주고 믿어주고 ‘우리 아들이어서 행복하고 우리가 그거면 됐다’라고 생각했다”라고 아이들을 기다려줬고 현재는 두 아들이 잘 자라줘서 독립을 했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한기범은 마르판 증후군이라는 희귀 유전병 때문에 두 차례에 걸쳐 심장수술을 받았던 사연을 언급했다. 한기범은 “아버지가 심장 수술 후에 한 1년 정도 사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래서 식구 다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젊었을 때는 다 괜찮다고 하더라. 그런데 어느날 남동생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하늘나라로 갔다. 정신없이 상을 치루고 나서 병원에 갔더니 나도 100% 죽는다는 거다. 나도 똑같이 그렇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에 집사람 앞에서 울 수는 없고 화장실 가서 대성통곡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 무서운 병이 유전될까봐 부모가 되는 것도 두려움에 망설였다는 한기범은 “오히려 아내가 나를 안 닮고 본인 닮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나한테 거꾸로 용기를 줬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자식들에게 병이 유전될까봐 가슴을 졸였다며 “이런 위험한 병을 자식한테 줄까봐 부모로서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어릴 때부터 열심히 보고 다 성인이 돼서 검사를 받고 괜찮다고 다 없다고 그럴 때 제가 진짜 마음이 확 놓였다. 경계성 자폐증 그런 건 거의 내 눈에 많이 안 들어왔다. 생명이 더 중요한 것”이라며 자식들이 건강하면 더 바랄게 없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선 12년 째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재단의 대표로 일하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한기범의 근황이 공개됐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특종세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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