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TV리포트=박설이 기자] 최근 디즈니 ‘인어공주’ 실사판 주인공 에리얼의 목소리를 성우가 아닌 뉴진스 다니엘이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더빙 팬들에게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017년 ‘너의 이름은.’ 사태를 기억하는 이들은 또 한번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유명 성우인 심규혁은 ‘너의 이름은.’ 더빙 캐스팅 논란 당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여러 작품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성우들이 오디션에 붙었다가도, 돈의 논리에 의해 막판에 캐스팅이 갈리는 일이 꽤 된다. 더빙연출 PD들이 그 상황을 막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냈었다.
논란 후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재더빙 요구가 쇄도했고, 결국 재더빙이라는 이례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더빙 업계에서도 의미가 큰 일이며 그렇기에 ‘너의 이름은.’ 재더빙 이슈는 더욱 주목되는 사안이다. 더빙을 연출하는 배준후 더빙 연출 PD는 “몰입감을 살리는 연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준후 PD 일문일답 이어서.
Q_배우의 더빙 도전, 왜 문제가 될까? 또 더빙 연기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잘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화면보다 2미터 뒤에 있는 대상에게 전달하는 느낌으로 연기를 하면 좀 더 캐릭터의 목소리가 달라붙는 효과가 있다. 소리를 앞으로 찌른다는 느낌이면 좋다. 성우 배우 할 것 없이 몰입감 살리는 연기에 대해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Q_PD 개인적으로 꼽는 훌륭했던 비성우 더빙 사례는?
‘메가마인드’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배우 김수로씨가 목소리 연기를 했다. 상당히 개성 있는, 머리 큰 못돼 보이는 캐릭터인데 텐션이 달리지 않고 충분히 그 캐릭터에 이입이 될 수 있도록 좋은 파워와 박력을 가진 연기를 해줬다. 캐릭터와 위화감이 없었다. (이순재의) ‘업’도 좋았다.
Q_비성우의 더빙 도전, 업계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
좋게 생각하자면, 그렇게 해서 콘텐츠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다른 더빙 콘텐츠도 더 나올 수 있으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_양질의 더빙 콘텐츠가 나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고 대중은 어떤 방식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눈앞에 온 작품을 잘 연착륙 시켜 마무리하는 것, 하나하나 잘 진행하는 것, 삐끗 하는 것 없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더빙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취향이 갈린다. (다른 콘텐츠를) 너무 배척하지 마시고 여러 콘텐츠에 관심 갖고 즐기고 소비해 주시면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Q_앞으로 하고 싶은 더빙 콘텐츠가 있다면?
오리지널 극장판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너의 이름은.’으로 목표를 이뤘다. 새로운 것을 더 해보고 싶다. 새로운 타이틀의 시작을 해보고 싶고,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더빙 작업도 해보고 싶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미디어캐슬, 어도어, 드림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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