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은주 기자] ‘TV리포트 신은주 기자’가 드라마 과몰입을 도와드립니다. 극중 캐릭터의 표정, 대사, 행동 등을 낱낱이 파헤쳐 MBTI 결과를 도출합니다. 드라마 캐릭터와 나의 성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의 제기 환영합니다.
‘퀸메이커’가 ‘환장의 조합’과 ‘환상의 조합’을 오가며 대중을 압도했다.
넷플릭스 ‘퀸메이커’의 주역 황도희와 오경숙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반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극 후반부를 향할수록 예상치 못한 시너지를 내는 데 성공한다.
‘퀸메이커’는 이미지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 분)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 변호사 오경숙(문소리 분)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부터 삐거덕거렸다. 황도희는 대기업 오너 일가를 마크했던 인물인 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련미가 넘쳤고 오경숙은 ‘코뿔소’와 같이 무지막지한 강인함이 돋보였다.
“이게 누구십니까. 안녕하세요 황변. 저는 변호사니까 오변, 당신은 은씨 일가 변기통이니까 황변”.
오경숙이 황도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건넨 인사말이다. 오경숙은 은성그룹 백화점 옥상에서 일방적으로 해고된 일부 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황도희는 오경숙의 시비를 무시하고 시위를 그만두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회유했다. “오경숙 씨가 여기서 하룻밤 보낼 때마다 580만 원씩 벌금이 붙어요. 오늘까지 정확히 4억 5820만원! 소송 들어가면 어떤 법적 보호도 못 받아요”라며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오경숙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봐요”라는 황도희의 말에 “현실? 이게 네 현실이다”라면서 오물을 끼얹었다.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에서는 네 가지 지표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를 밝힌다. 4개의 선호 문자로 성격 유형이 나뉘며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구분한다. 이성적 사고에 의해 판단을 하는지, 의미·영향·도덕성에 따라 판단을 하는지에 따라 세 번째 문자가 T(Thinking, 사고), F( Feeling, 감정) 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
황도희와 오경숙이 MBTI 검사를 한다면 각각 T와 F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두 사람의 삶의 태도에서 그 모습이 엿보인다. 오경숙은 “왜 그렇게 사세요”라는 황도희의 질문에 “좋은 세상 만들려고. 너 같은 것들이 못 설치는 그런 좋은 세상”이라고 대답했다. 황도희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오경숙의 심리를 잘 활용해 조금이라도 현실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들어낸다.
은성그룹에서 해고당한 황도희는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접근하지만 계속 거절당한다. 그러다가 은성그룹의 오너 일가가 저지른 비리를 듣게 된 오경숙은 홧김에 서울 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망할 놈의 주둥이 어떡하냐”라며 머리를 싸매는 오경숙 옆에서 이성적 사고로 그를 바라본 황도희는 “오경숙, 정말 대단해. 대중을 홀리는 끼가 뼛속부터 흘러넘친다고. 극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본능적인 감각에 필터링 없는 돌직구. 쿠데타에 딱 맞는 도전적인 외모까지. 쇼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정말 탐나는 인재야”라며 흥분한다.
결국 서울 시장 출마를 준비하게 된 두 사람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오경숙의 제스처, 옷차림, 표정 등을 다듬어 나간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코르셋을 착용하라는 황도희의 요구에 오경숙은 “차라리 홀딱 벗고 또라이 소리 듣겠다”라며 몸부림치지만 이성적인 황도희의 설명을 이기지 못한다.
황도희는 “오경숙 후보님은 한 마디 공격이라도 들어오면 눈에 핏발 세우고, 목젖 열고, 정의감에 불타서 열변을 토하겠지? 그러면 자세는 흐트러질 거고 맵시는 떨어질 거고 말끔하고 훤칠한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 후보님 외모 약점은 도드라질 거고. 그러면 시민들은 오경숙의 진실한 모습보다 망가진 모습을 기억할 거고! 갑옷이라고 생각하고 견뎌. 맨몸으로 나가서 싸우기엔 아직 기술이 부족하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성에 이끌리냐 감정에 이끌리냐에 따라 굉장한 차이를 보이지만 같은 곳을 향해 갈 때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시너지를 보인 두 사람이었다. 환장의 호흡인 줄 알았는데 환상의 호흡이었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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