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영화 속, 네가 놓친 걸 알려줄게.”
남다른 시선으로 영화 속 인물을 들여다보는 무비 프로파일링 토크쇼 SBS ‘지선씨네마인드’가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SBS ‘지선씨네마인드 시즌2’ 방송에 앞서 29일 오후 목동 SBS 사옥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려 박지선 교수, 장도연, 도준우PD, 김영태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지선씨네마인드’는 첫 시즌 방영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시즌2로 돌아왔다. 도준우 PD는 “유튜브를 TV로 확장해서 기대가 컸는데, 시즌2는 의미가 크다. 2는 누구나 할 수 없지 않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라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김영태 PD는 “교양 신흥 강자 장도연, 박지선 교수와 1에 이어 2도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선 교수는 “유튜브도 반응이 뜨거워서 방송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다. 시즌2가 나온다고 했을 때 주변도 그렇고,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반응이 왔다).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도연은 “시즌2를 한다는 게 어려운 걸 알기 때문에, ‘다시 하지롱’이라고 (주변인들에게) 말했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세트에 특히 힘을 많이 줬다는 시즌2. 김영태 PD는 “제작비가 시즌1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라면서 “교수님의 작업실 콘셉트로 만들었다. 교수님이 SBS에 작업실을 차렸고, 여기서 영화인과 전문가를 초대해 영화를 같이 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선 교수는 “시즌1도 세트가 예뻤는데 시즌2는 정말 너무 예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영태 PD는 “매회차 게스트가 나오는데, 게스트에 맞고 영화에 맞는 변화들이 있다. ‘이스터에그’라고 하지 않나. 그걸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빌리 엘리어트’의 경우 영화에 나오는 벽지를 세트에 구현했다. 그런 여러 장치가 회차마다 있다”라고 시청자들에게 귀띔했다.
영화 선정 기준에 대해 김영태 PD는 “세 가지 기준으로 정했다. 첫째, 범죄심리학자가 잘 설명할 수 있는 영화다. 범죄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잘할 수 있어야 할것, 두 번째 요청이 많았던 것, ‘케빈에 대하여’는 특히 요청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제작진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사심을 채운 영화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선 교수는 선정에 얼마나 개입했을까? 박지선 교수는 “녹화에 드는 시간보다 선정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린다. 시즌2의 경우 두 달 이상 걸렸다. 범죄심리에 대한 영화뿐 아니라 군중심리, 사회심리(를 다뤘다). ‘부산행’에서 위기 상황에 대한 군중심리도 다뤘다. ‘이터널 선샤인’의 경우 만남과 이별을 반복할 때 보여지는 심리를 다뤘다”라면서, 첫 영화로 ‘살인의 추억’을 선정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범인이 잡히기 전까지 이 영화를 보지 않기로 결심했다면서 “개봉 20년 만에,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를 처음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준우 PD는 “영화 선정이 힘들었다. 어떤 영화를 한다는 게 중요하다보니. 시즌1에서는 비교적 순조로웠는데 시즌2에서는 오가는 과정이 길고 많았다. 나중에는 ‘그만하자’고, 또 새로운 걸 보지 말자고 하시더라”라고 작품 선정에서 겪은 고충을 전했다.
매회 출연하는 게스트는 어떤 활약을 했을까? 도준우PD는 “나오는 게스트마다 찢고 가시더라. 지난주 김호영이 ‘빌리 엘리어트’ 편에 나오셨다. 평소 텐션 높은 모습이 아닌, 뮤지컬배우로서의 시선을 주고 갔다. 함께 영화를 보며 자기만의 시선을 주고 분석하고 가신다. 고정 멘트로 ‘고정하고 싶다’고 하셨다.
장도연은 “(김호영은) 움찔했던 사람이었다. 자꾸 제 자리를 노렸다”라면서 “본인의 작품을 하신 분도 있고, 전혀 다른 직업군을 가진 분들도 있다. 녹화 말미에는 늘 ‘이래서 이분을 모셨구나’ 생각했다. 전혀 예상치못한 영화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박지선은 “영화에 출연한 게스트가 나오셨을 때는 그 영화를 촬영하며 다른 배우와의 호흡이나 영화 속 캐릭터 설정 과정을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반면 ‘살인의 추억’ 배두나처럼 출연하지 않은 배우가 게스트로 나올 때는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봉준호 감독과 작업한 경험을 살려 알고 있으면 좋을 것들을 많이 말씀해 주셨다”라고 기대 포인트를 짚었다.
범죄심리학뿐 아니라 여러 심리를 다루게 된 ‘지선씨네마인드’, 박지선 교수가 유독 신경을 썼고 마음이 갔던 영화는 무엇일까? 박지선 교수는 “기대를 많이 했던, 녹화할 때 힘들었던 작품은 ‘친절한 금자씨’였다. 정말 다루고 싶었다”라면서 “복수의 화신으로서 금자씨를 볼 때와, 나이가 들어서 인생에서의 복수, 금자씨가 과연 행복할까 등 면면을 생각하며 대사나 표정을 곱씹을 때 힘들고 슬펐다. 녹화 때 게스트 배우 고수희와 장도연이 울어서 중간에서 많이 힘들었다”라고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선씨네마인드’에서 유독 러블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선 교수는 “이게 저의 본모습이다”라고 웃으면서 “‘그알’의 진지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되기 때문에, 의외의 모습이라 느끼시는 게 자연스러울 거다. (러블리한 모습이) 실제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장도연은 “‘그알’ 인터뷰를 많이 봤다보니 굉장한 편견이었다”라면서 “리액션이 정말 좋으시고 칭찬을 너무 잘해주신다. 개인적으로 말도 안 되는 개그를 던지면 소녀처럼 ‘아아악’ 웃으시는데 너무 귀여우시다”라고 말했다.
제작비가 늘어난 만큼 출연자 충원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법하다. 하지만 도준우 PD는 “방송으로 하면 보다 많은 패널과 함께 꾸려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는데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심리학자와 분석을 하겠다는 프로그램이고 필요한 사람은 박지선 교수, 그리고 의견을 내줄 진행자였다”라며 “(장도연과 박지선 교수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시선을 보태줄 게스트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장도연이 이미 일당백을 하고 있다. 더이상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김영태 PD는 “1일 1영화일 정도로 제작진 통틀어 가장 씨네필”이라면서 “마니악한 영화를 얘기할 때마다 그 영화를 다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붙여 주신다. 편집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영화에 대한 식견이 깊다”라고 영화 프로그램 MC로서의 훌륭함을 칭찬했다. 박지선 교수는 “장도연을 묘사하는 궁극의 키워드는 진정성”이라고 말을 더했다.
장도연은 “유튜브에서 워낙 인기가 많았지 않나. 제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반응을 봤다. ‘방송때 많이 묻은 애를 왜 저기에 출연시키냐’는 반응도 있더라”라며 “그분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큰 바람 같고, 꿋꿋하게, 해가 되지 않게 일해야 할 것 같다”라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신의 자세를 전했다.
한편 지난 시즌에서 이경규, 김남길을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던 박지선 교수는 한번 더 이경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박 교수는 “게스트를 모실 때 영화에 게스트를 모시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경규 씨를 정말 꼭 모시고 싶다. 본인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이다. 자기 분야에서 롱런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살릴 수 있는 토크를 할 수 있는 영화에 모시고 싶다. 시즌3나 이후에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8편의 영화에 들지 못한 작품이 많을 터. 박지선 교수는 시즌3에서 다루고 싶은 작품을 묻는 질문에 “사실 시즌2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본 영화가 ‘헤어질 결심’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였다. 개봉한 지 얼마 안 된 영화는 다루기 조심스러웠다. 앞으로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이에 장도연은 “다음 시즌에 ‘에에올’을 한다면 양자경을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다”는 커다란 포부를 드러냈다.
박지선 교수와 장도연의 호흡도 찰떡이다. 박지선 교수는 장도연의 남다른 영화 사랑을 칭찬하면서 “영화를 정말 많이 안다. 영화적 시선을 장도연을 따라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도연은 “저는 얕게 많이 보고 교수님은 굴고 깊게 보신다”라고 덧붙였다.
‘지선씨네마인드’는 SBS 교양국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공개되다 지난해 2022년 SBS에 편성돼 총 8편의 영화 속 인물을 탐구했다. 범죄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영화 속 세상과 사람을 들여다보는 신선한 시도는 많은 영화 마니아들의 호평을 이끌어냈고,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즌2로 컴백하게 됐다. 이렇게 영화를 깊이 분석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영화를 파헤치고 톺아봤다는 제작진, 임신 중에도 영화 선정과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끊임없이 제작진과 소통했다는 박지선 교수, 그리고 제작진이 인정한 씨네필 장도연, 이들이 만들어낸 더 깊어진 영화 프로파일링 ‘지선씨네마인드’가 시사교양 마니아, 그리고 영화 마니아들에게 또 어떤 신선하고 심도 깊은 정보와 재미를 선사할지 주목된다.
영화를 보는 남다른 시선으로 SBS ‘지선씨네마인드 시즌2’는 4월 2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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