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유재석이 조동아리식 기강 잡기로 극한의 막내 역할을 해냈다.
26일 오후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조동아리’ 유재석,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의 토크 지옥이 펼쳐졌다.
이날 조동아리 4인방은 과거를 추억했다. 장례식장에서 15시간 수다를 떨며 아침을 맞이한 기억부터 선배 이성미 父 장례식장에서 웃음 터졌던 아찔한 이야기까지. 이미 30번 넘게 해온 얘기지만 처음 듣는 것처럼 폭소하며 생생한 리액션을 보였다.
이들은 서로의 집, 가족들과 함께하며 발생한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가장 많이 방문한 김용만의 집에서 유재석은 그의 어머니가 손수 준비해준 나물, 쌈채소 등을 보고 개그 욕심에 “뱀 나오겠네”라고 했다고. 유재석은 “진짜 웃겨보려고 했다. 철이 없었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가발을 쓰던 김용만父의 이야기와 차분한 분위기를 깨트려 쫓겨났던 김수용父 환갑잔치의 추억까지 배꼽을 쥐게 하는 아련한 기억들을 전했다. 김용만은 당시 여의도 병원장이던 김수용의 아버지가 아들의 개그맨 도전을 말리면서 “넌 개그맨 그만둬라. 너가 나보다 TV에 덜 나온다”고 말했다고 전해 폭소케 했다.
유재석은 조동아리 형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신인시절 유재석은 옆에서 봐도 안타까울 정도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당시 잘나가던 김용만이 유재석을 밀어주기도 했지만, 잦은 실수로 방송 출연되기 일수였고 결국 그는 개그맨의 길을 포기하고 마음을 정했다.
호프집에서 일하고 있을 때 김용만, 박수홍 등이 “추석 특집에 스텝바이스텝 같이 하자”고 제안했고, 유재석은 함께 무대에 올라 특기인 춤을 선보였다. 그러나 멤버들 중 혼자 스텝 안무를 틀리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유재석은 “조금 더 집중해서 연습했어야 하는데 못했다”면서 실수 뿐인 자신을 계속 데리고 다녀준 형들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이에 김용만은 조동아리 멤버들에 대해 “직장 동료 이상의 끈끈함이 있었다. 늘 붙어다니고 함께 있으면 재미있으니까”라며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가수를 꿈꾸던 지석진의 MSG워너비 활동을 보며 울컥했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느낌표’에서 일반 시민과 인터뷰하며 탁월한 진행 실력을 뽐냈던 김용만에 대해 “정말 귀신 같았다”며 극찬했다.
유재석은 형들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오마카세는 넷이 먹으면 100만원”이라는 말에도 “괜찮다. 형들한테 그 정도 못하겠냐”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막내 유재석이 쏘는 날’을 강조한 형들은 추억이 담긴 갈비집에서도 투닥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에피소드는 시작되면 끝이 안난다. 하지말라”면서도 스태프까지 질색하는 ‘토크 지옥’의 문을 열었다.
시작부터 유재석은 “양념갈비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형들은 안심, 육회, 등심, 채끝 등 그 외의 고기만 주문하며 유재석을 배척했다. 음식이 들어오자 지석진은 유재석에게 “숟가락 세팅해라. 휴지도 놔야지”라며 꼰대 기질을 보여 폭소케 했다. 형들의 쏟아지는 잔소리에 국민MC 유재석은 막내의 피곤함을 드러내며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식사 중 김용만은 유재석에게 “고민이 뭐냐?”고 물었다. 유재석은 20대 초반 실연 당한 후 “마음이 아파서 갈 곳이 없었다”며 김용만에 집에 갔지만 벌러덩 누워있던 형이 “인생을 배워라~ 사랑을 배워라~”라고 놀리듯 노래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김용만의 무차별 실명 토크에 울컥한 유재석은 “나도 다 안 다. 밝혀?”라고 위협해 일촉즉발의 상황을 선사했다.
네 사람은 조동아리의 우정이 무심함 덕분에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필요할 때는 곁에 있어주지만 어느 정도 덤덤하고 개그로 승화하며 보냈기 때문에 오랜시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그 가운데 유재석에게 “형 개그 재미없다”고 강력한 디스를 받은 김수용은 ‘유재석의 저주’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송 출연 후 분위기가 좋은 날 유재석에게 “형 너무 재미있었어. 잘 풀릴 것 같아. “라는 전화를 받으면 6개월 간 일이 없다는 것.
‘유느'(유재석+하느님) 호칭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물으며 김수용은 “오늘 커밍아웃 해라. 나는 쓰레기라고. 네가 너무 착해진게 불만이다. 옛날에는 싸가지 없었다”고 폭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 편하게 살아도 되잖냐”는 지석진의 말에 유재석은 “이제부터 싸가지 없게해도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지석진은 “후배들 용돈 줄 때 적당히 줘라. 우리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유재석이 후배들 택시비 등으로 10만원을 건네는 것이 다른 선배들에게는 부담이라는 것. 김용만은 “5로 맞추라”며 의견에 동의했다. 그런 유재석은 조동아리에서는 고기 굽는 순서까지 훈계 받는 막내였다. 김치찌개 나눔에도 타박 받고, 등심이 타자 잔소리가 쏟아지는 환경 속에서 그는 “그거 내가 세호한테 하는 건데? 이광수, 조세호, 미주가 깔깔 거리고 웃겠다”며 조동아리식 기강잡기에 남모를 기시감을 느끼기도 했다.
연예계에서 유일하게 ‘재석잡이’가 가능한 조동아리. 직접적으로 ‘유 라인’의 존재에 대해 묻자 유재석은 “라인이 뭐 따로 있냐. 그냥 같이 방송을 하는 거”라고 쿨하게 반응했다. 그러면서 “지석진이 유 라인”이라고 밝히자 정작 지석진은 “나는 나”라고 격하게 거부해 폭소케 했다. 반면 김수용은 “나는 김숙 라인”이라고 밝혔고, 김용만은 “나는 김성주, 안정환 반반”이라고 말했다.
김용만은 주병진이 과거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재석을 보고 성공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쟤 잘 될 것 같다. 총명하고 전달력이 좋더라”며 스타성을 미리 점쳤다는 것.
분위기가 훈훈해 질 때쯤, 유재석은 형들의 반대를 뚫고 집념으로 ‘양념갈비’를 주문했다. 배불러서 안 먹는다고 타박하던 형들은 “맛있다 더 시키자”며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곧 배부림을 이유로 각 3인분씩 포장을 요구했고, 유재석은 화끈하게 식사는 물론 가족들을 위한 고기 포장까지 제대로 한 턱을 쐈다.
지석진은 최근 ‘유퀴즈’에서 조동아리와 은퇴 후 함께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인 바 있다. MSG워너비 활동을 마무리하면서도 울었던 바. “요즘 툭하면 운다”는 유재석의 증언에 김용만은 “호르몬 주사를 맞으라”고 현실적으로 조언해 아웅다웅 찐친 케미를 자랑했다.
지석진은 “우리가 은퇴 후 부담 훌훌 털고, 호텔방에서 못 먹는 맥주 한 잔 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감정이 확 올라왔다. 슬픔이 아닌 기대 기쁨”이라고 당시 마음을 설명했다.
식사 앞뒤로 카페를 달리던 조동아리. “은퇴하면 카페 하나 내자”는 유재석의 말에 김용만은 “프랜차이즈 1호점 나주라”, 지석진은 “넌 이미지가 좋으니 유기농 사업을 하라”고 말해 감동보다 더 큰 재미로 회동을 마무리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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