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49일간의 전쟁. 18명의 희생자들. 생존 군인들에게도 트라우마를 안긴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2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선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의 전모가 그려졌다.
지난 1996년 강릉 바다에 나타난 잠수함. 이 잠수함은 북한 소유의 것으로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면서 UDT 대원들이 투입됐다.
함 내에서 찾아낸 것은 각종 기관총에 대전차 로켓포 등 무기들로 긴장되는 상황에도 대원들은 수색을 이어갔으나 그 안에 무장공비들은 없었다.
북측의 침투 목적을 알아내고자 대원들은 다시금 수색에 나섰고, 그 결과 11구의 시신을 찾아냈다. 이들은 전원 무장공비들로 하나 같이 관자놀이 부근에 총상을 입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나아가 ‘김정일 장군님 죄송하다.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지 못해 죄송하다. 조국을 위해 몸 바쳐 떠나겠다’는 유서가 남았다.
이에 자폭교육을 받은 공비들이 자살했을 것이란 의견이 팽배해졌으나 반전이 있었다. 이들이 소지 중이던 총기에 탄약흔이 없었던 것.
결국 이어진 수사 끝에 군은 생존한 공비를 체포했다. 그는 잠수함의 조타수 이광수. 이광수에 따르면 북에서 총 26명의 공비가 내려왔으며 14명의 공비가 생존 중이었다.
이에 따라 강릉 전 지역에 통행 금지령이 내려지고, 총격전을 통해 공비들을 하나 둘 검거했으나 이 과정에서 강 상병이 숨을 거뒀다.
이어진 결전. 꼬박 4시간 동안 이어진 총격전 끝에 공비 둘이 사살됐지만 우리 군 셋도 전사했다. 사살된 공비들은 북의 정예들로 그들의 소지품 중엔 실종된 군인 표 일병의 시계가 있었다. 결국 표 일병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표 일병을 탈영으로 몰았던 군은 그제야 사과를 했고, 이에 ‘꼬꼬무’ 출연자들은 “한 가정의 아들을, 고귀한 생명을 이렇게 잃어야 하다니. 하늘이 무심하다. 너무 아깝다”며 안타까워했다.
더 큰 문제는 이때까지도 한 명의 공비가 남아 있었다는 것. 그는 현재까지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도주 중 사망했거나 북으로 넘어갔을 것이란 추측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공비들의 임무는 뭐였을까. 가장 유력한 분석은 정보 수집을 왔다가 잠수함이 좌초됐을 가능성으로 이를 뒷받침하듯 공비들이 소지했던 카메라에선 군부대나 주요시설을 찍은 사진들이 나왔다.
한편 이 같은 무장공비 사건에 북측은 훈련 중이던 잠수함이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변명하다가도 미국의 개입에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10년, 북측은 해당 공비들은 ‘자폭영웅’이라 칭하며 선전 영화를 제작, ‘꼬꼬무’ 출연자들을 아연케 했다. 이에 출연자들은 “누굴 위한 희생인가”라며 입을 모았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꼬꼬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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