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레전드 산악인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엄홍길이 산에서 겪은 환희와 시련을 고백했다.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선 엄홍길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엄홍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레전드 산악인. 도봉산을 오르며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자란 환경이 오늘의 나를 만든 것 같다. 이건 운명이다. 산을 오르기 좋은 몸으로 최적화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977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성공을 했다. 당시 신문에 정상에서 찍은 컬러 사진이 실렸다. 그 사진을 보면서 꿈을 꾸고 도전하게 됐다”며 산악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도 전했다.
지난 1985년 첫 도전 후 20번의 도전 끝에 에베레스트의 정상을 정복했던 엄홍길은 이날도 네팔을 찾아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엄홍길에게 네팔은 고향 같은 곳이나 코로나19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던 바.
엄홍길은 네팔에서도 유명인사로 네팔 곳곳에 그를 위한 공간이 있었다. 엄홍길은 “에베레스트 가는 길에 셰르파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의 유명 호텔에 ‘엄홍길 방’이 있다. 그냥 무료로 쓰는 거다”라고 밝히는 것으로 네팔 내 위상을 소개했다.
그러나 40여년의 산행은 엄홍길에게 영광의 상처를 남긴 터. 이날도 엄홍길은 동상을 입었던 발가락의 통증으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희한하게 다친 부위를 계속 다친다. 1998년 안나 프루나 등반 중 셰르파가 미끄러지는 걸 보고 로프를 당겼다가 사고를 당했다. 발목이 아예 돌아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중한 동료도 잃었다. 지난 2004년 에베레스트 하산 과정에서 세상을 떠난 고 박무택에 대해 엄홍길은 “시신을 저대로 놔둘 수 없다는 생각에 이듬해 휴먼원정대를 결성했다. 1년 동안 눈과 얼음에 갇혀 있는 시신을 뜯고 걷어내면서 그 순간이 얼마나 복받쳤는지 막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나도 모르게 이성을 잃고 고인을 껴안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시신에 줄을 묶어 내려오는데 무게가 100kg은 됐다. 그런데 날씨가 변하기 시작한 거다. 맑고 쾌청했는데 갑자기 눈보라가 쳤다.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었는데 마침 그 지점이 양지 바른 곳이라 고인의 시신을 안장하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면서 아픔으로 남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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