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괜히 김혜수가 아니다. ‘시그널’로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혜수는 자신의 이름값이 무엇인지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여 년의 시간 차를 연기하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두 캐릭터가 살아 숨 쉼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그의 열연 덕분에 ‘시그널’은 시청자들에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안긴다.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을 그린다. 김혜수는 장기미제사건팀장 차수현 경위로 열연 중이다.
김혜수의 연기가 가장 빛을 발한 건 지난 20일 방송된 ‘홍원동 살인사건’ 편에서다.
20년 전 수현은 ‘홍원동 살인사건’의 수사를 돕기 위해 직접 홍원동으로 가 피해자의 동선을 따라다녔다. 그러다 범인(이상엽)의 표적이 돼 납치됐다가 가까스로 도망쳐 나왔다.
머리에 검은 봉지가 씌워져있고, 온몸이 결박된 상황. 수현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무작정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러다 극적으로 이재한(조진웅)에게 발견됐다. 재한이 수현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비닐을 벗긴 순간, 그녀의 표정에서는 죽음의 기로에 놓였던 극한의 공포가 밀려왔다. 그녀가 느꼈을 심경이 고스란히 안방극장에 전달되면서 보는 이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경찰서에서 범인의 집과 납치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수현의 얼빠진 표정은 범인에 대한 분노를 가중시켰다.
김혜수는 다시 현재의 수현을 연기하면서 트라우마와 맞서는 베테랑 형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또다시 밀려오는 공포가 두렵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팀장 차수현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미 ‘시그널’은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받고 있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는 역시 ‘시그널’ 인기의 일등공신. 그 중에서도 ‘홍원동 살인사건’ 편 김혜수의 연기는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다. 세월까지 속인 그녀의 연기. ‘대단하다’는 말 외에 더 좋은 수식어가 없는지 찾게 된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tvN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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