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누군가의 고민을 듣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동상이몽’의 순기능이 징검다리 연휴의 밤, 시청자를 미소짓게 했다.
29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는 극심한 사춘기를 겪는 아들과 그런 아들이 걱정이라는 엄마의 갈등이 그려졌다. 누구보다 격렬한 사춘기를 겪는 듯 하던 아들 영빈군과 그런 영빈군 때문에 한숨 뿐인 미용사 엄마의 모습은 위태로움 자체였다.
먼저 공개된 영상 속 영빈 군의 엄마는 아들로 인해 고민이 가득했다. 멀쩡히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미용학교로 옮긴 아들이지만, 엄마의 눈에 아들 영빈 군은 미용에 대한 관심 보다는 친구들과 위험한 놀이를 하는 듯 해 보였다. 경찰서에 수도 없이 불려갔고, 법정에 서야 할 사건만 두 개가 있다는 것. 아들과 함께 경찰서를 찾은 엄마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아들을 범죄자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공개된 후 ‘동상이몽’ 스튜디오에는 차가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패널로 함께한 여자친구 유주 예린도, 요즘 대세 이수민도, 엄마의 입장인 방송인 최은경도, 앵그리 삼촌 서장훈도, 10대 아들을 둔 김구라도 아들 영빈 군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어 공개된 아들 영빈 군의 영상에는 탈선 아닌 탈선을 하는 아들의 이유가 담겨있었다. 미용사의 꿈을 키웠지만, 이미 미용사가 된 형만을 믿는 엄마는 둘째 아들 영빈 군을 형과 비교하며 ‘넌 미용사가 될 수 없다. 기술이나 배워라’고 말해온 것. 늦은 외출은 자신으로 인해 한숨 쉬며 술잔을 기울이는 엄마가 보기 싫어서였고, 그렇게 집을 나선 영빈 군은 친구와 낚시를 하며 마음을 달랬다. 또는 미용 공구 상가를 찾아 눈을 반짝이며 이를 지켜보는 영빈군의 모습도 담겼다.
영빈군의 속내가 공개된 후 ‘동상이몽’ 스튜디오에는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직은 철이 없는, 하지만 확실한 꿈을 키우고 있는 영빈 군을 다독였고, 아들에게 믿음이 없는 엄마를 향해 “엄마가 믿어주지 않으면 누구보다 슬플 것이다” “아들을 믿어봐라”고 조언이 이어졌다. 엄마의 믿음을 키우기 위해 영빈 군이 보여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후 영빈 군의 꿈을 이미 이룬 헤어디자이너 태양이 등장했다. 영빈군의 서툰 가위질 솜씨를 다독이고 지적하며 영빈 군에게 자극을 선사했고, 태양이 직접 준비한 선물까지 안기며 영빈군이 자신의 꿈을 위해 더욱 노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동상이몽’ 최초로 2주 후 모습까지 공개됐다. 제 꿈인 ‘청담동 가위손’이 되기 위해 영빈 군은 늦은 시간 외출을 줄였고, 친구들과의 만남 대신 가위를 잡고 미용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늘었다. 달라진 아들을 보며 엄마는 함박 웃음을 지었다. 한숨과 차가운 공기가 아닌 따뜻한 모자의 모습이었다. 달라진 모자의 모습에 영빈 군의 아버지 또한 “아들이 달라졌다”며 관심을 보였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 부모와 자식 관계가 작은 이유 하나로, 관점 차이 때문에 틀어지고 말았다. ‘대화’면 될테지만 의외로 이 대화는 시작되기도, 이어가기도 쉽지 않다. ‘동상이몽’이 마련한 서로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계기, 내 입장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어긋난 모자 사이를 바로 잡아줬다. ‘동상이몽’의 순기능이 아름다운 결과를 도출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동상이몽’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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