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도희 “보검이 경표 오빠, ‘응팔’ 남편 눈여겨 봤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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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호연 기자]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차진 전라도 사투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스무 살 신인 가수 겸 배우가 있었다. 그로부터 3년 동안 도희는 드라마, 영화, 시트콤, 예능, 음악 프로그램까지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해 왔다.

지난달 21일 종영된 MBC 주말드라마 ‘엄마’에선 지고지순한 콩순이(훗날 한방이 엄마도 된다.)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아직 스물세 살, 배우로서의 모습을 성실하게 채색해가고 있는 도희의 이야기를 들었다.

– 첫 주말 드라마였다. 마친 소감이 어떤가.

처음으로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작품을 했어요. ‘엄마’를 통해 많이 얻어 갈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분들과 헤어지게 돼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에요.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가족처럼 좋았거든요. 대선배님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이제 생각도 안 날 정도예요. (웃음) 극 중 짝사랑 상대이자 결과적으로 남편이 된 이태성 오빠가 나온 ‘복면가왕’도 챙겨봤어요. 원래 노래를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방송을 통해서 보니까 뭔가 자랑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엄마 미소를 지었어요.

– 회차가 지날수록 감정에 변화가 있었다. 콩순이를 어떻게 해석했나.

처음에는 씩씩하고 책임감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후반부에 콩순이의 에피소드가 더 많이 다뤄지면서 대본에 맞게 해석했습니다. 부담 섞인 고민을 많이 했고, 마지막에는 심적으로 혼란스럽기까지 했어요. 콩순이는 강재(이태성)가 나쁜 남자인 걸 알면서도 사랑한 것 같아요. 실제 연애에선 저도 콩순이랑 비슷하게 질려 하지 않는 일편단심 스타일이에요.

– ‘엄마’를 찍으면서 실제로 어머니와 더 애틋해지기도 했나.

드라마가 엄마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고, 콩순이는 마지막에 엄마가 되기도 하잖아요. 보통 당연하게들 여기는 ‘우리 엄마’도 여자였고, 무조건 희생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실제로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하루에 서너 번씩 연락해요. 처음엔 늦둥이 딸인 제가 혼자 서울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셨는데, 이젠 제가 잘 지내는 걸 알고 적응을 하신 것 같아요. 엄마가 좀 쿨한 스타일이세요. (웃음)

– 비슷한 시기에 영화 ‘아빠와 딸’을 촬영했다.

처음으로 교복을 입고 촬영했어요. 고등학교에서 촬영을 하니까 뭔가 밝아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촬영장이 재밌었어요. 정소민, 허가윤 언니랑 친척들이 모여서 노는 것처럼 수다를 많이 떨었어요. ‘응답하라 1994’로 인연이 있는 이일화 어머니랑도 반갑게 만났어요. 재회 기념사진을 단체 채팅방에서 자랑하기도 했어요. (웃음)

– ‘응답하라 1994’ 멤버들과 여전히 돈독한 것 같다.

바빠서 얼굴은 자주 못 보지만 단체 채팅방에서 얘기를 많이 나눠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연락을 계속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정우 오빠한테 결혼 축하 문자를 보냈어요. ‘응답하라 1988’ 카메오가 불발된 건 조금 아쉽지만, 스태프분들이 1988년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기에 바빴던 것 같아서 이해합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특별히 어떤 남편 후보를 응원하지는 않았어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고경표, 박보검 오빠를 더 눈여겨봤던 것 같아요.

– 악역은 한 번도 안 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한 살 더 먹기 전에 학생 역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대부분 센 역할을 했었더라고요. 다음엔 여성스러운 캐릭터도 맡고 싶어요. 요즘에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보다, 제가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저와 맞는 역할을 먼저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연기적인 내공과 경험이 쌓인 뒤에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직은 악역을 잘 해낼 자신도, 욕심도 없어요.

– 데뷔는 가수였다. 타이니지 멤버들과 여전히 잘 지내고 있나.

아직 활동 재개 논의는 없지만, 저희끼리는 서로 연락하고 앞으로의 진로를 응원해요. 팀이기 전에 친구니까 재밌는 사담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기도 해요. 민트는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내고, 제이민은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요. 막내 명지는 대학생이 됐어요.

아무래도 가수로 처음 데뷔했고, 데뷔 전부터 제 장래희망은 항상 가수였거든요. 여전히 음악을 좋아해서 가수 활동에 대한 아쉬운 부분은 늘 있습니다. 개인적은 소망으로는 인디 음악이나, 저 스스로 만족할 만한 앨범 발매도 하고 싶어요. 포미닛 소현이를 비롯해서 가수 친구들의 모니터링을 열심히 챙기다 보면 음악과 무대가 그리울 때도 있어요.

–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나 특별한 취미가 있다면.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요. 요즘엔 나노 블록에 빠져있어요. 특정 캐릭터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블록 맞추는 게 재밌더라고요. 동물을 좋아해서 JTBC ‘마리와 나’를 재밌게 봐요. 저도 6개월 된 포메라니안 ‘몽구’를 키우고 있어요. 정말 장난꾸러기예요. ‘마리와 나’에는 중학생 때부터 팬이었던 서인국 선배님도 출연해요. 오랜 팬인 만큼 챙겨보고 있습니다. (웃음)

– 봄이 오는 것 같다.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설날에는 촬영이 바빠서 고향에 못 갔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고향인 전라도를 비롯해 어디든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따뜻한 나라인 태국이나 하와이에도 가고 싶어요. SBS ‘정글의 법칙’ 출연도 괜찮을 것 같아요. 살짝 겁나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걸 도전하고 싶어요. 아담한 체구지만 체력은 생각보다 약하지 않아요. (웃음)

– 마지막으로 배우로서의 목표를 소개해달라.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에서 함께 한 선배님들이 많은 얘기를 해주셨어요. 윤미라 선생님이 종방연 때 “꾸준히 지금처럼 진정성 하나만 간직한 채로 연기하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좋아해줄 날이 올 거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스쳐 지나가듯 해주신 말인데 기억에 남아요.

이호연 기자 hostory@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