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멋진 남자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의 차이는 있다.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 느리게, 천천히, 좀 더 깊이있게 다가가는 아날로그 감성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다소 촌스러운 방법의 옛 감성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놨다.
◆ ‘시그널’ 조진웅
‘시그널’의 관전포인트는 장기미제사건 해결 만이 아니다. 바로 출구 없는 매력을 발산 중인 조진웅이 있기에 있기에 드라마 인기는 끝 모르고 치솟고 있다. 조진웅 표 감성 위로법을 살펴봤다.
– 절절한 순애보
이재한(조진웅)이 여심을 동요하게 한 첫 번째 계기는 그가 첫사랑 김원경(이시아)을 잃고 나서다. 경기남부연쇄살인사건 9차 희생자가 되고 만 원경. 재한은 그녀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힘들어했다. 며칠 후 원경의 이모가 재한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원경이 갖고 있던 영화표를 건넸다. 재한은 그제서야 원경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이후 재한은 원경과 함께 갔어야 할 극장을 홀로 찾았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 박장대소하는 다른 관객들과 달리 서글프게 오열, 절절한 순애보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 “너 먹을 곶감 하나는 내가 지켰다”
재한은 연쇄살인사건 범인에게 납치를 당한 충격으로 무단결근을 하고 있는 수현이 걱정되어 집 앞까지 찾아갔다. 이날 ‘범인이 무섭다’고 말하는 수현에게 재한은 “나도 사실 범인이 무섭다. 그런데 어쩌겠냐. 누군가는 잡아야지”라는 말로 수현을 다독였다. 이어 재한은 수현에게 곶감 한 상자를 건넸다. 안에는 곶감 한 개뿐. 재한은 “그래도 너 먹을 거 하나는 내가 지켰다”, 이어서 “나는 하나도 안 먹었어”라는 말로 수현을 웃게 했다.
– “눈 예쁘게 뜨고 그러지 마”
그날이었다. 수현이 커피 심부름을 하던 날. 재한은 늘 그렇듯 커피를 타고 있는 수현에게 “수사는 안 하고 맨날 커피만 나르냐. 네가 다방 레지냐”고 훈계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직접 커피를 탔다. 재한은 수현에게 “언제까지 형사기동대 꽃 할 거냐”고 다그치면서 “눈 예쁘게 뜨고 그러지 마라. 네가 그렇게 여리여리하게 다니니까 커피 심부름이나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로 수현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 ‘응답하라 1988’ 박보검
‘응답하라 1988’ 최택은 천재 바둑기사이자 쌍문동의 천연기념물과도 같은 존재다. 무엇보다 최택의 매력은 순수함 뒤에 숨어있는 승부사 기질. 택이가 여심을 설레게 한 세 장면을 꼽아봤다.
– 말보단 행동
10시간 넘는 대국에서 패배한 최택(박보검)은 무거운 마음으로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이때 택은 골목에서 성덕선(혜리)과 마주했다. 덕선은 택을 보자마자 “오늘 수고 많았어. 힘들었지?”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에 택은 아무런 말없이 덕선의 어깨에 기댔다. 택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덕선의 체온을 느끼며 그녀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 “업혀” 상남자가 된 택이
쉬는 날 쌍문동 5인방은 근처 회사 운동장에 몰래 들어가 축구를 했다. 그러나 동룡(이동휘)이 항문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선우(고경표)와 정환(류준열)은 동룡을 업고 병원으로 향했다. 남은 사람은 덕선과 택뿐. 이날 덕선을 발에 깁스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때 운동장을 관리하는 경비가 나타났다. 택은 덕선에게 “업혀”라고 했지만 마음이 급해진 덕선은 택에게 먼저 가라고 했다. 그러나 택은 망설이는 덕선을 번쩍 안아올리고는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덕선은 자신을 번쩍 들어 올린 택의 남자다움에 설렘을 느꼈다.
-“꿈이 아니었네” 박력 키스
‘어남택’으로 결말이 기울 무렵 덕선과 택이 동침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덕선은 먼저 호텔방으로 올라간 동료가 문을 잠그고 연락이 되지 않아 결국 택의 방에서 신세를 지게 됐다. 택은 덕선에게 흔쾌히 침대를 내주며 “문 잠그고 자라. 내가 약에 취해서 무슨 짓 할지 모른다”고 농담했다. 이에 덕선은 “또 키스하려고 하냐”고 웃어 보였다. 택은 5년 전 키스 사건을 떠올리며 “꿈이 아니었네”라며 놀랐다. 덕선은 “우리 친구인데 어색해지면 안 되지 않냐. 그래서 말 안 했다. 지금도 어색할 거다”라고 말했다. 이때 택은 덕선에게 기습 키스를 하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tvN ‘시그널’, ‘응답하라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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