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힘든 현실에 좌절하지 않는 성격, 저랑 비슷해요.”
지난 2일 박보검이 지난해 9월 파산 절차를 끝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보검의 부친이 2008년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며 당시 15세였던 박보검이 연대 보증을 섰던 것이 문제가 됐다. ‘응답하라 1988’의 폭발적 신드롬 이후 데뷔 4년 만에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박보검.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보니 덩달아 이미 마무리된 개인사까지 뒤늦게 보도된 것.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해 ‘차형사’, ‘끝까지 간다’ 등의 작품에서 작지만 돋보이는 캐릭터로 차곡차곡 연기 경력을 쌓아온 박보검은 2014년 영화 ‘명량’의 토란 소년으로 1700만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배우 생활에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김혜수, 김고은 주연의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박보검이 연기한 석현은 아버지가 떠넘긴 빚의 무게에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매일을 버텨내는 인물. 시종 비장한 영화의 공기에 한 줄기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 캐릭터다. 가정사를 차치하더라도, 어린 나이에 짊어진 현실의 무게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자연인 박보검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박보검은 지난해 3월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차이나타운’의 석현과 비슷한 점이 정말 많다. 처한 상황도 그렇고, 현실에 얽매이거나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는 성격이 특히 닮았다”고 ‘차이나타운’의 시나리오에 끌린 이유를 전했다.
“감독님께서 첫 미팅 때 제 성격을 물으시길래 ‘긍정적이고 밝게 사는 사람이에요’라고 대답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보검이 너는 밝고 친근한 얼굴이긴 한데 뭔가 숨겨진 어두운 면이 있어’라고 하셨어요. 맞거든요. 그 점이 석현과 제가 비슷한 점이에요.”
당시만 해도 이 구김살 없는 청년이 품은 어두운 면이 뭘까 싶어 고개를 갸우뚱했다. 괜한 소리겠거니 싶어 “늘 밝아 보이는 박보검에게 고민이라니?”라고 물었는데 돌이켜 보니 꽤나 눈치 없는 질문이었다.
박보검은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의 열풍에도, 가정사 보도로 온라인이 발칵 뒤집어졌을 때도, 늘 그랬듯 침착하고 밝게 스태프들을 대했다는 후문이다. 박보검은 차기작으로 KBS2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선택했다. 박보검은 남자 주인공 왕세자를 연기한다. 분명 수많은 시나리오와 대본 가운데서 고심 끝에 택했을 박보검이다.
“저도 고민이 있죠. 감수성이 풍부해서 상상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 상상이라는 게 가끔은 위험한 상상으로 이어져서 고민이에요.(웃음) 그래서 일부러 좋은 말,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요즘 드는 생각은 ‘변하지 말자’예요. 한순간의 경솔함과 실수로 미끄러질 수 있잖아요. 안 좋은 것에 의지할 수도 있고요. 늘 겸손하게, 늘 최선을 다할 거예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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