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한동안 안방극장은 남자배우 기근에 시달렸다. 한창 연기력과 스타성에 물오른 20대 후반 남자배우들이 줄줄이 군입대를 했고 이들의 빈자리를 대체할 뉴 페이스의 등장이 요원했다. 하지만 2016년은 상황이 다르다. 안방극장이 남자배우로 포화상태다. 흥행성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두루 갖춘 남자배우들이 브라운관을 장악하고 있다.
■ “전역하고 물올랐지 말입니다”…송중기 이제훈
군대 다녀오면 잊힌다는 말은 옛말이다. 송중기 이제훈은 군 전역 후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먼저, 송중기는 전역 후 첫 작품으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선택해 또다시 군복을 입었다. 입대 전만 해도 모성애를 자극하는 꽃미남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남자가 돼 전국을 유시진 앓이로 물들이고 있다. 물론 웬만한 여배우 못지않은 꽃미모는 여전하지만 말이다. 송중기 덕분에 “~지 말입니다”라는 다나까 말투도 때아닌 유행이다.
이제훈도 드디어 인생작을 만났다. 영화 ‘파수꾼’으로 독립영화계 신성으로 떠오른 이제훈은 한동안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지 못한 모양새였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입대한 이제훈은 전역 후 지상파 드라마에서 고전한 뒤 케이블행을 택했고 이는 신의 한수였다.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프로파일러 박해영을 연기한 그는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에도 불구, 끝까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며 끝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김혜수, 조진웅이라는 묵직한 존재감의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거둔 성과기에 더욱 값지다.
■ “응팔이 탄생시킨 新톱스타”…류준열 박보검
톱스타 제조기 신원호 PD의 선구안은 이번에도 통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류준열, 박보검이라는 두 스타를 만들어내 안방극장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독립영화계에서 인정받던 류준열은 이 드라마로 단박에 대세로 떠올랐고, 라이징 스타였던 박보검 역시 스타가 됐다.
류준열은 지난해 영화 ‘소셜포비아'(홍석재 감독)에서 BJ 양게 역을 맡아 평단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응답하라 1988’의 정환 캐릭터로 가히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독립영화에서 탄탄히 다진 연기력과 개성 강한 비주얼이 뒷받침한 신드롬이었다. 류준열은 현재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로 또 한 번 안방극장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류준열의 차기작은 3월 24일 개봉을 앞둔 영화 ‘글로리데이’와 촬영 중인 영화 ‘더 킹’. 대세가 돼 친정으로 금의환향한 그가 펼칠 활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박보검의 성장도 반갑다.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한 박보검은 차형사’, ‘끝까지 간다’ 등의 작품에서 작지만 돋보이는 캐릭터로 차곡차곡 연기 경력을 쌓아온 박보검은 2014년 영화 ‘명량’의 토란 소년으로 1700만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배우 생활에 급물살을 탔다. 이후 ‘응팔’에서 천재 바둑기사 택 역을 맡아 ‘울리고 싶은 남자’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여성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20대 톱스타 배우 반열에 오른 박보검은 차기작으로 KBS2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선택했다. 박보검은 남자 주인공 왕세자를 연기한다.
■ “40대 오빠들도 세다”…이서진 박신양 조진웅
40대 오빠들도 만만치 않다. 한동안 나영석 PD와 톰과 제리(?) 케미를 선보이며 예능에서 활약하던 이서진은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왔다.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으로 브라운관에 컴백한 이서진은 예능에서 보여준 친근한 매력과는 사뭇 다른 도도한 차도남으로 변신했다. 이서진이 연기한 캐릭터는 재벌 2세 한지훈. 안하무인, 오만불손함의 소유자다. 이서진 표 금수저 연기도 연기지만, 17세 나이 차이를 무색하게 하는 유이와의 연기 앙상블도 관전 포인트.
박신양도 제2의 전성기다. tvN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에서 연기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그는 제자들의 연기 고민뿐만 아니라 인생 고민도 해결해주는 든든한 멘토의 면모를 뽐내며 호평받고 있다. 2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연기를 연습했다는 박신양과 그의 가르침에 무장해제되는 연기 미생들의 고군분투에 시청자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 예능프로그램으로 호감도를 한껏 올린 박신양은 3월 28일 방송되는 KBS2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로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온다. 믿고 보는 연기신 박신양의 연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진웅도 데뷔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조진웅은 주로 스크린에서 신스틸러, 조연으로 맹활약해왔다. 그는 지난 3월 23일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우직한 강력계 형사 이재한 역으로 분해 십수 년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펼쳤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조금은 더디지만 값진 성장을 한 조진웅은 차기작으로 또 한 번 케이블 드라마를 택했다. 그는 tvN 드라마 ‘안투라지 코리아’로 대중을 찾는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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