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제훈과 한예리, 이제와 보니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한예종 출신에 1984년 동갑내기, 소속사(사람엔터테인먼트)도 같다. 독립영화 진영에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력도 닮았다.
한예리는 13일 오전 방송된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식사하셨어요’에 출연해 이제훈과 깜짝 전화통화를 했다. 이제훈은 “한예리는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 때부터 오랫동안 봐온 동갑내기 친구다. 인간성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예리 역시 “이제훈은 단편영화 찍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 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돼 뿌듯하다”고 이제훈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조만간 보자. 보고 싶다”며 끈끈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이제훈은 한예종 연극원, 한예리는 한예종 한국무용과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2007년 단편영화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제훈은 단편 ‘밤은 그들만의 시간’, ‘플라시보’, ‘숭고한 방학’ 등에 출연하며 조금씩 내공을 쌓아가다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 ‘친구사이?’를 기점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에서 치열한 성장통을 겪는 기태 역을 맡아 그해 영화제 신인상을 모두 휩쓸었다.
‘파수꾼’으로 섬세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제훈은 이후 영화 ‘고지전’, ‘건축학개론’, ‘점쟁이들’, ‘파파로티’, ‘분노의 윤리학’, 드라마 ‘패션왕’까지 쉼 없는 다작 행보를 이어가다 지난 2012년 입대했다. 한동안 흥행 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이제훈은 지난 12일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로 그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었다.
한예리 역시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묵묵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다져오다 2012년 영화 ‘코리아’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한예리는 ‘환상속의 그대’, ‘스파이’, ‘동창생’, ‘해무’ 등 매 작품 치열하게 분투하는 인물의 옷을 입고 스크린에서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 윤계상과 함께 한 ‘극적인 하룻밤’에서는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해 유쾌하고 귀여운 얼굴을 보여주기도.
이처럼 밑바닥부터 성실히 계단을 밟고 성장한 두 사람. 이제훈은 마치 여자 한예리, 한예리는 여자 이제훈을 보는듯하다. ‘식사하셨어요’에서의 짧은 전화통화로도 오랫동안 서로를 응원해온 이들의 각별한 우정이 느껴졌다. 두 사람은 2010년 옴니버스 영화 ‘귀’의 ‘부르는 손’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6년 전보다 한 뼘 성장한 두 사람의 투 샷은 어떨지 궁금하다. 충무로 보물, 이제훈과 한예리가 한 작품에서 뜨겁게 열연할 그날을 기대해 본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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