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내가 못되게 말했던 건…. 너무 보고 싶던데요.”
16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는 우르크 지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유시진(송중기 분), 강모연(송혜교 분) 모습이 그려졌다.
모연은 이날 의사로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지진 현장에는 두 명의 생존자가 한 철골에 꽂힌 채 발견됐다. 문제는 두 환자가 같은 철골에 연결돼 한 명을 구하려면 다른 한 명은 죽게 되는 상황. 시진은 “공학적, 의학적으로도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럴 땐 의사의 판단에 따라 생존 확률이 높은 환자를 먼저 구조해야 한다”고 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모연과 뜨거운 키스를 나눈 사이였지만, 시진에게 일은 일이었다. 시진의 차가운 태두에 모연은 “그러니까 나보고 선택하라고요”라며 눈물을 쏟았다.
둘 중 어느 환자를 살려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해 조언을 구하는 모연. “나보다 경험이 많지 않나”라고 시진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가. 진찰했고, 진단하면 되는걸. 징징거릴 시간 없다”는 차가운 대답만 돌아왔다.
시진은 이날 유독 차갑고 매서웠다. 목숨보다 서류만 찾고자 하는 기업 현장 관리자 진영수(조재윤 분)에게 “”국가가 뭔데.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국가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너 같은 새끼도 위험에 처하면 무슨 수단과 방법을 해서도 구하는 게 국가고 군인인 임무다. 정 그렇게 서류 구조가 급하면 가서 직접 파라. 꺼져”라고 서늘하게 말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병사들에게만큼은 따뜻한 시진이었다. 시진은 “오늘 일에 대해, 이 상황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라. 그저 내 명령에 잘 따르기만 해라. 중대장은 늘 옳은 명령만 내릴 테니까. 점호 끝”이라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참담한 상황 속 병사들을 달랬다. 이러한 시진의 모습은 섹시한 듯 따뜻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한편 모연은 한 사람을 택했고, 나머지 한 사람은 목숨을 잃었다. 모연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희생자의 생존 미소를 떠올리며 오열했다. 시진은 그런 모연의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볼 뿐이었다. 하지만 시진 역시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참고 있었다. 모연은 이를 치료해주며 “괜찮아요, 나”라고 애써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시진은 “속으로 말했는데 들렸느냐”라며 “함께 싸워줘서 고마웠습니다. 아까 내가 못되게 말했던 건..”이라고 미안함을 전했다.
시진은 모연에게 “지금 되게 예쁘다. 되게 보고 싶던데.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던데. 술도 마시고 다 해봤는데, 그래도 너무 보고 싶던데. 생각지도 못 했던 얘기인가요. 그럼 생각해 봐라. 이건 진담이니까”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재난 현장에서는 차갑게 공과 사를 구분하던, 살이 찢기는 고통도 참던 그였기에 이날 고백은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다. 지옥 같은 현실을 함께 버티며 한 뼘 가까워진 두 사람. 과연 모연은 시진의 ‘진담’에 어떤 표정을 지을까.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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