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육룡이 나르샤’가 마지막 이야기를 앞두고 있다. 고려 말기 정세가 어지럽던 그때, 조선 건국을 꿈꾸던 정도전(김명민)과 이방원(유아인), 그리고 이를 도와 함께 꿈을 이뤄낸 이성계(천호진) 분이(신세경) 무휼(윤균상) 이방지(변요한)까지, 여섯 용의 이야기가 장장 6개월 동안 안방을 울리고 웃겼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 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는 22일, 50회 방송을 끝으로 6개월간 이어진 긴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무엇보다 ‘육룡이 나르샤’는 방송 초반, 여섯 용이라 불리는 극중 주요 인물들이 각성할 때 마다 그를 전면에 내세운 엔딩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종영을 코앞에 둔 48회까지 무휼의 엔딩이 그려지지 않아 시청자의 애를 태웠고, 49회에서야 “무사 무휼”이라는 우렁찬 외침과 함께 각성한 무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종영을 앞두고 돌아본 ‘육룡이 나르샤’ 여섯 주인공의 강렬한 엔딩 장면을 모아봤다.
◆ 이성계(천호진), 정치적 위기→조선 건국의 기대감 상승
첫 방송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육룡이 나르샤’. 그 시작은 이성계가 열었다. 고려 말기 중앙정계에 진출한 이성계가 수시중 이인겸(최종원)의 견제에 직면하며 정치적으로 위기를 겪는 모습이 그려진 것. 고려 정치세력들 간의 대립각이 흥미롭게 다뤄지며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
◆ 정도전(김명민), 소름 끼치는 연설 ‘역시 잔트가르다’
정도전은 조선 건국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 2화에서 정도전은 명나라와 전쟁을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시중에게 제가 직접 원의 사신을 맞는 영접사가 되겠다고 자처한 그는 저를 경계하는 이들을 속이기 위해 덫을 놨고, 그 덫을 발판삼아 국민들에게 “원의 사신이 우리나라에 오면 명나라와 대 전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연설을 했다. 정도전의 외침은 다른 신진사대부들까지 합심케 했고, 정치9단의 노련한 이인겸의 음모를 저지하고 통쾌하게 한방을 먹였다. 이방원은 불의에 맞서 싸우며 자신의 생각을 행동에 옮기는 정도전의 모습을 바라보며 “저 사내가 잔트가르다”라고 감탄했다.
◆ 이방원(유아인, 남다름),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서 정도전을 보고 그의 제자가 되길 결심한 어린 방원은 개경에 남아 성균관 유생이 됐다. 그러나 길태미(박혁권)의 아들 길유(박성훈)와 이씨 삼형제는 맹자를 공부하는 유생들을 괴롭혔고, 어린 방원까지 그들에게 모욕을 당하게 됐다. 이때 새로운 눈을 뜬 이방원은 악을 벌하고 정의를 수호하려는 행보를 시작했고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며 냉철한 면모를 드러냈다.
◆ 이방지(변요한), 겁쟁이에서 삼한 제일검으로 “누구를 죽이면 되겠소”
제 눈앞에서 첫사랑 연희가 겁탈당하는 것을 봤지만 도망쳐야했던 어린 방지는 제가 한 선택을 인정하지 못하고 죽기로 결심했다. 그런 방지를 구해준 이는 길선미(박혁권)에게서 ‘땅새(훗날 이방지)를 지켜달라’는 약속을 했던 장삼봉(서현철). 장삼봉과 스승과 제자의 연을 잇게 된 방지는 무술을 익힌 후 6년 만에 검객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썩은 고려를 끝장내겠다고 마음 먹은 그는 삼봉 정도전을 기다리며 “삼봉, 어디 있는 것이요. 이제 누구를 죽이면 되겠소”라고 독백하며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 분이(신세경), 창고에 불 지른 그녀 ‘낭만적이다’
무지한 백성들만 굶주림에 죽어나가던 고려 말, 고향마을에서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한 분이는 마을 사람들과 황무지를 개간해 곡식을 수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권력가들에게 빼앗기게 됐고, 참혹한 현실 앞에서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분이는 “살아야 돼요요. 도망쳐요”라고 절규했다. 이후 민초들의 억울한 현실을 가만 두고 볼 수 없던 분이는 빼앗긴 곡식이 저장된 곡식창고에 불을 지르는 것으로 복수를 대신했다.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어떻게든 행동으로 옮기는 분이 대장, 여걸 분이의 모습에 이방원은 “쟤 너무 낭만적이다”라는 말로 그녀에게 푹 빠졌음을 드러냈다.
◆ 무휼(윤균상), 이제야 외쳤다 “무사 무휼”
힘만 좋을 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던 무휼은 어린 시절 할머니의 제안으로 무술을 몸에 익혔다. 그리고 만난 이방원과 함께 다니며 조금씩 무사로의 모양을 갖춰갔다. 방원과 함께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좀처럼 무휼의 엔딩이 등장하지 않아 시청자의 애를 태웠던 바. 무휼은 49회에서야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냈다.
조선 건국 후 왕자의 난을 일으킨 이방원이 분이와 도망치던 중 무명 길선미(박혁권)과 맞닥뜨리며 위기의 순간에 봉착한 그때, 무휼은 높은 도약과 날렵한 검술로 길선미를 제압했다. 이어 “늦었습니다. 주군”이라고 말하며 여전히 이방원을 섬기고 있음을 드러냈고 “우리를 살려나갈 수 있겠느냐”는 이방원의 물음에 무휼은 “무사 무휼, 한치의 실수도 없이 명을 수행할 것입니다”라고 믿음직한 대답을 남겼다. 뒤이어 ‘조선의 여섯 번째 용 조선제일검 무휼. 훗날 세종대왕 이도를 지키다’라는 무휼의 각성을 알리는 타이틀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종영까지 단 하나의 이야기만을 남겨둔 ‘육룡이 나르샤’. 역사가 스포인 만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는지 짐작 가능함에도 첫 방송 이후 부동의 월화극 1위를 지켜온 이 드라마가 어떤 마지막을 장식할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육룡이 나르샤’ 50회는 22일 밤 10시에 전파를 탄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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