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그때 그 시절,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투야의 ‘얼굴마담’ 김지혜와 디바의 카리스마 비키가 아줌마 입담을 펼칠 줄을. ‘슈가맨’이 아니었다면 보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그렇기에 ‘슈가맨’이 더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5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서는 걸 그룹 투야와 디바가 슈가맨으로 등장해 멤버들의 근황과 해체 이유 등을 들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그런 가운데, 세월이 흘러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멤버가 있었으니, 바로 투야의 김지혜와 디바의 비키였다.
15년 만에 ‘슈가맨’을 통해 소환된 투야. 이들은 데뷔곡이자 마지막 곡인 ‘봐’를 선보였다. 데뷔한 해 신인상까지 받은 투야가 해체에 이른 사연이 관심을 모았다. 갑자기 어려워진 소속사 때문이었다. 마지막 방송이 진짜로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투야는 공중분해됐고, 멤버들도 각자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투야가 무대에 등장하자 곳곳에서 반갑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김지혜의 얼굴은 낯설지 않았다. 김지혜는 팀의 맏언니이자 센터 멤버였다. 그녀는 투야로 활동하기 전부터 인지도가 있는 멤버였다. 예쁜 이목구비와 하얀 피부, 아담한 몸매 등은 김지혜의 매력 포인트였다.
그런데 ‘슈가맨’을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지혜는 예상을 뛰어넘는 털털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난데없는 겨드랑이 털 질문에 직접 자신의 겨드랑이를 확인한 뒤 “태어날 때부터 겨털이 없었다. 없는 건 없는 거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뿐만 아니라 “겨털은 없지만 다른 털은 있다”라는 아줌마 입담으로 스튜디오를 초토화했다.
김지혜의 아줌마 입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노래는 언제 하냐는 질문에 “반신욕을 할 때 노래한다”는 야릇한 답변을 내놔 MC 유재석의 얼굴을 홍당무로 만들었다. 누가 들어도 잘하는 실력이 아닌 노래도 능청스럽게 무반주로 소화하는 면모도 드러냈다. 결혼 3년 차 주부가 된 김지혜의 반전 매력에 모두가 빠져들었다.
비키는 아줌마가 된 이후, 활동했을 당시의 센 이미지를 완전히 깨부순 멤버로 기억될 전망이다. 디바의 리더로 활약했던 그녀는 군기반장으로 통했다. 예의범절을 매우 따졌고, 이는 막내 이민경의 불만을 만들기도 했다. 이민경은 비키를 손으로 가리키며 “너무 무서워서 스케줄이 끝나면 도망 다니기 바빴다”고 폭로했다.
비키는 과거의 일을 언급하는 동생들의 폭로에 애 낳고 아줌마가 되면 둥글둥글해진다며 웃음으로 넘어갔다. 그녀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했다. ‘슈가맨’에서 더 일찍 섭외를 받았지만, 못 나온 이유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유치원 졸업을 하니 초등학교 입학이 있고, 학부모 모임도 있고 바빴다”면서 아줌마 입담과 웃음으로 푸근한 인상을 안겼다.
이 밖에 과거 강간범을 때려잡았던 일화가 언급되자 비키는 “앞집에 사는 여자가 아침에 비명을 질러서 문을 열어보니 그런(강간당할 뻔한) 상황이었다. 그때는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면서 방송용이 아닌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혜와 비키 모두 활발하게 활동했을 당시의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캐릭터로 ‘슈가맨’에 각인시켰다. ‘슈가맨’이 찾지 않았으면 평생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이들의 새로운 모습. 이들을 소환해준 ‘슈가맨’이 마냥 고마울 수밖에 없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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