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김은숙 작가님, 방심했다면 미안하지 말입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김은숙 최원석 극본, 이응복 백상훈 연출)가 허를 찌르는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이날 ‘태양의 후예’에서는 우르크에서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와 알콩달콩 연애를 즐기는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강모연은 이사장(태인호)가 불편해 사직서를 던졌다가 실직자에겐 대출이 불가하다는 은행원(유아인)의 말에 개인병원을 차리겠다는 계획을 깔끔하게 접고, 월급쟁이 의사 생활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특진 병동에서는 잘리고 응급실 당직을 서게 됐다.
유시진도 강모연보다 늦었지만, 파병 군인의 신분에서는 벗어났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강모연과 평범한 데이트를 즐겼고, 강모연의 어머니 앞에서는 예비사위로서 면접도 보게 됐다. 데이트 도중 유시진과 강모연은 각각 군과 병원에서 호출을 받기 일쑤. 데이트는 망했지만, 이미 서로의 직업을 이해하게 된 두 사람에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직진 로맨스’를 펼치며 평화롭기만 한 유시진, 강모연의 이야기가 ‘태양의 후예’ 13회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서대영(진구)과 윤명주(김지원)는 신념 때문에 결별에 이르렀지만, 이는 마음만 먹으면 해결될 연인 사이의 문제처럼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다.
문제는 3분도 채 안 되는 엔딩이었다. 57분여 동안 남녀 주인공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감상하며 웃고 설렜던 시청자들은 유시진 대위가 북한 측 대원과 피범벅이 되어 응급차로 실려 들어오는 모습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강모연이 받은 충격적인 표정은 실감 그 자체였다.
‘태양의 후예’ 내내 가슴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엔딩을 선사했던 김은숙 작가는 13회의 충격적인 엔딩으로 달콤함에 취해 방심했던 시청자들에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의미의 경고를 날린 셈이다. ‘태양의 후예’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최종회까지 전력질주할 것임을 넌지시 드러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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