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이제 오랜 공백이나 헤어짐은 없을 거에요”
6개의 수정, 젝스키스가 멤버 전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토록 팬들의 애를 태웠던 멤버 고지용은 엔딩 무대에 합류하며 완전체를 완성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토토가 시즌2 첫 주인공인 젝스키스 콘서트가 14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5천808명의 관객들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됐다. 예상 보다 적은 관객수였지만 분위기는 뜨거웠다.
유재석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젝스키스가 전성기 시절 입었던 의상을 그대로 재연했다.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질 법도 했지만, 이들은 일제히 침묵을 지켰다. 멤버들이 안대를 벗기 전까지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
젝스키스 멤버들은 안대를 끼고 이어폰을 낀 채 무대에 올랐다. 어떤 것도 보고 들을 수 없었던 것.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려 발걸음을 옮기던 이들은 적막이 감돌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인기척을 들으려 귀를 기울이는 멤버도 있었지만 들리는 건 여전히 침묵 뿐이었다. 기분 좋은 적막이었다.
가장 먼저 안대를 벗은 건 은지원. 화려한 불빛에 놀란 그는 객석을 채운 노란 풍선떼를 보고 또 한번 놀랐다. 하지만 다른 멤버들이 안대를 벗기 전이라 그는 손으로 입을 막고 울먹였다. 팬들은 소리 없는 미소로 화답을 보냈다.
이어 김재덕이 안대를 벗었고 모든 멤버들이 일제히 안대를 벗자 수 천명의 관객들은 크게 함성을 질렀다. ‘젝스키스 사랑해, 돌아와줘 고마워’ 팬들의 함성이 상암의 하늘을 가득 채웠다. 감동한 멤버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첫 무대를 장식한 곡은 ‘컴백’이었다.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전성기 못지 않은 춤 실력도 눈길을 끌었다. 다소 숨이 차는 듯 했지만 열정 만큼은 20대 시절 못지 않았다. 90년대를 그대로 옮긴 헤어스타일과 의상도 관전포인트였다. 이어 멤버들은 ‘폼생폼사’, ‘커플’을 부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하이라이트는 고지용이 등장하는 순간. 그는 고별 무대에서 불렀던 ‘기억해줄래’을 부르는 네 번재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평범한 직장인처럼 홀로 슈트를 입고 등장한 고지용이 모습에서 세월의 간격이 느껴졌다. 16년 만에 오른 무대가 어색한 듯 부끄러워 했다. 멤버들은 그를 향해 용기의 박수를 보냈다.
고지용은 애써 눈물을 참았지만 결국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말을 잇지 못하는 그 대신 은지원이 입을 열었다. 은지원은 “지용이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말을 못하는 것 같다”며 역시 눈물을 보였다.
이에 고지용은 “감정이 너무 벅차오른다. 정말 반갑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벌써 16년 된 것 같다. 마지막 무대가 생각이 난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그는 “전 지금 제 일을 하고 있다. 가정이 있는 애기 아빠가 됐다”고 글썽였다. 어색해하지만 말이 없는 건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이어 맴버들은 ‘파이터’ ‘예감’, ‘기사도’을 부르며 히트곡 퍼레이드를 이어갔다.팬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추임새를 넣고, 안무를 따라했다. “오랜 만에 보는데 이상하게 몸이 기억한다”며 웃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객석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이들은 ‘무한도전’ 덕에 한 마음, 한 몸이 됐다.
이날 젝스키스와 관객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1990년대로 돌아갔다. 또 하나의 추억이 이들의 마음을 물들였다. 방송은 오는 16일.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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