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이쯤 되면 문화적 충격이다. 할머니들의 무대에 가슴이 뛰고 설레니 말이다.
15일 방송된 JTBC ‘힙합의 민족'(신동엽 산이 진행) 3회에서는 첫 번째 경연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인생의 노래를 힙합 버전으로 만드는 미션에서 딘딘·김영임 팀부터 양희경·피타입 팀까지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총 6팀이 출연했다.
국악인 김영임과 딘딘은 김수철의 ‘별리’를 편곡한 ‘소리꾼’을 들고서 무대에 올랐다. 소리꾼이 되고 싶어 모든 걸 바쳤던 김영임의 노력이 깃든 노래로 새롭게 탄생했다. 북 소리로 가슴을 두드렸고, 김영임과 딘딘의 케미스트리가 혀를 내두르게 했다. 김영임과 딘딘은 실시간 평가단 200명으로부터 153표를 획득하며 이번 미션의 2위로 자리를 잡았다.
배우 이경진은 유방암으로 투병했을 당시, 자신의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양수경의 ‘당신은 어디 있나요’를 인생의 노래로 선택했다. 한해와 키디비는 이경진과 함께 힙합 느낌을 가미한 무대를 꾸몄다. 이경진은 성대에 이상이 있어 나오지 않는 목소리 때문에 괴로워했지만, 공연장에서의 응원 소리에 힘을 냈다.
지난 경연에서 꼴찌 굴욕을 당한 에어로빅 강사 염정인은 히든카드 슬리피와 함께 레이디 가가의 ‘포커페이스’를 편곡한 무대에 올랐다. 원곡 자체의 강렬함도 있지만, MC염라라고 불리는 염정인의 살벌한 카리스마가 분위기를 압도했다. 염정인의 두 아들도 볼 수 있었다. 점수와 순위를 떠나서 두 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만으로도 염정인은 이날의 우승자다.
에이스로 꼽힌 문희경은 MC 스나이퍼와 한 팀을 이뤄 김추자의 ‘무인도’를 편곡해 불렀다. 연습 기간에는 경연을 앞둔 부담감 때문에 예민하게 MC 스나이프와 부딪히기도 했지만, 완성된 무대를 보면 이들의 연습량에 엄지가 저절로 올라간다. 감탄이 쏟아지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무인도’가 펼쳐졌다. 이들은 최고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영옥과 몬스타엑스 주헌 팀, 양희경과 피타입 팀이 1위를 빼앗기 위해 각각 개성에 맞는 무대를 연출했다. 특히 여든이 넘은 김영옥은 무대 위에서 디제잉과 댄스, 노래를 멋지게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양희경도 선글라스를 끼고서 노래와 댄스, 랩을 거뜬히 해내 환호를 자아냈다. 김영옥 팀과 양희경 팀 각각 경연의 2, 3위를 차지했다.
할미넴들은 각각 개성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다르지만, 무대 위에서 돋보이고 싶은 열정은 젊은 세대를 능가했다. 박자를 실수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도, 열정의 온도가 뜨겁기 때문에 평가단과 시청자 모두 심장을 쿵쾅거릴 수 있던 것이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JTBC ‘힙합의 민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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