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애절한 두 남녀는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그러기엔 여자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남자는 약속대로 여자를 살릴 수 있을까.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이 내일(24일) 종영된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혜수(유이)와 그녀를 지키려는 남자 지훈(이서진)의 러브라인이 정점을 찍은 상황.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확인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혜수의 생존 여부가 부정적으로 그려지면서 시청자의 애를 태우는 것.
정유경 작가는 마지막 회 대본을 탈고하기 직전까지 혜수를 살릴지 말지 깊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혜수 역을 맡은 유이에게도 특별한 귀띔이 없었다는 전언. 현장에 있는 배우들도 결말을 궁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마다 정 작가는 “아직 유이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결말에 더욱 호기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그만큼 혜수의 생존 여부는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 ‘결혼 계약’이 정통 멜로의 클리셰에 충실한 걸 보면 새드엔딩으로 끝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최근 멜로드라마들이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해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걸 감안하면 유이가 죽지 않고 살아 남을 가능성도 높다.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
무엇이 이토록 ‘결혼계약’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일까.
애초 이 드라마는 MBC 야심작인 ‘옥중화’의 지연 편성으로 일명 ‘땜질 편성’된 작품이었다. 기존에 편성된 작품에 비해 회차가 짧았고, 최근 트렌드와 맞지 않는 정통멜로라는 점에서 ‘결혼계약’의 선전을 점치는 이는 드물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예상을 제치고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며 사랑을 받았고, 정통 멜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시한부 여성과 재벌 3세라는 상투적인 소재는 이서진과 유이의 매력적인 연기에 의해 새롭게 쓰였다. 장르의 공식에 충실하면서 억지로 눈물을 빼지 않는 절제된 연출도 돋보였다.
유이는 ‘결혼계약’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는 호평을 받고 있고, 이서진은 ‘멜로 연기 갑(甲)’이 되며 여심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더 이상 이서진에게서 ‘미대형’이나 ‘서지니’ 같은 예능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다. 한 여자를 가슴 절절하게 사랑하는 애틋한 남자만 보일 뿐이다. 모두 드라마의 힘 덕이다.
정 작가는 고심 끝에 마지막 대본을 탈고했고, 종영을 하루 앞둔 오늘(23일) 새벽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제작진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철통 보안령을 내렸다. 바라만 봐도 아프고 애틋한 두 남녀, 이서진과 유이의 미래는 무엇일까.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결혼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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