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강요는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오직 사랑과 배려만이 상대를 진심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갖는다.
지난 25일 밤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는 포항의 꽃남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다투는 모습이 그려졌다.
꽃남매 오빠는 여동생의 생활을 일일이 간섭했다. 쉴 틈 없이 전화를 하며 동태를 파악하려 했다. 여동생을 믿지 못하는 모습이 습관인 듯했다.
오빠의 이러한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다. 여동생은 새벽 1시가 넘은 시간까지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느라 집에 귀가하지 않았다. 여동생은 고등학생이고 남자친구는 23살 성인이었기에 오빠의 걱정에는 충분히 이유가 있어 보였다. 게다가 여동생은 늘 새벽까지 놀고 늦잠을 자느라 학교에 지각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양쪽 말을 모두 들어봐야 하는 법. 여동생이 처한 환경은 불안해 보였다. 뇌졸증 후유증으로 툭하면 욕설을 퍼붓는 아빠는 딸을 식모처럼 취급했다. 말 끝마다 딸에게 욕을 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여동생은 살림을 도맡아 해야 했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했다. 여동생에게 집은 쉴 곳이 아니라, 버거운 짐이 있는 곳이었다. 거기에 홀로 어린 두 동생까지 보살펴야 했다.
여동생은 친구의 화목한 가정을 부러워했다. 어느 평범한 가정이었지만 여동생에게는 좀처럼 느껴 보지 못한 따듯함이었기 때문. 오빠는 모니터를 통해 여동생이 느낀 감정과 입장을 충분히 알게 됐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오빠는 여동생의 손을 잡고 “그동안 알아주지 못했다”며 미안해 했다. 그로부터 2주 후 여동생에게 소소한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학교에 일찍 등교했고, 친구들의 유혹에도 늦게까지 놀지 않고 일찍 귀가했다. 여동생은 자신을 알아주는 몇 마디에 크게 변화했다. 여동생에게 필요한 건 잔소리와 채찍질이 아니라 관심과 배려, 그리고 “수고했노라”는 따듯한 말 한 마디였던 것이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SBS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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