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이쯤 되면 ‘미친 연기’다. 그 이상의 수식어도 필요하지 않다. 최민수와 조재현의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이 안방을 소름 돋게 하고 있다.
최민수는 SBS 월화드라마 ‘대박’(권순규 극본, 남건 박선호 연출)에서 숙종으로 분했다. 숙종은 지금까지 다수의 작품에서 꽤 많은 배우들에 의해 재해석 됐던 인물. 최민수가 숙종을 연기한다는 것에 의구심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대중에게 익숙한 숙종 캐릭터는 조선시대의 왕이지만 주로 장희빈의 남자, 혹은 인현왕후의 남자로 표현됐다. 부드럽고 다정한 모습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최민수 표 숙종’은 상상조차 쉽지 않았다.
특히 ‘대박’ 방송을 앞두고 배우들은 최민수의 연기에 대해 “짐승의 우두머리 같은 숙종”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라고 입을 모아 궁금증을 높였다.
막상 ‘대박’이 시작되고, 최민수는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백 개의 눈과 천 개의 귀를 가진 괴물’이라는 묘사가 딱 들어맞았다. 상대의 속내와 정체를 단번에 꿰뚫어 보는 왕이었다. 최민수는 캐릭터에 대한 세밀한 준비까지 더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숙종을 탄생시켰다. ‘미친 연기’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조재현은 27일 첫 방송된 KBS2 새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채승대 극본, 김종연 임세준 연출, 이하 ‘국수의 신’)에서 김길도로 등장했다. 극중 김길도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 돈에 대한 욕망이 엄청난 인물.
심지어 김길도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다. 친구 하정태를 죽이려 했고, 그의 국수 만드는 기술을 모방해 궁랑원을 차렸다.
자신이 죽였던 하정태가 살아있다는 것을 안 김길도는 또 다시 괴물이 됐다. 동시에 조재현의 연기력은 불처럼 타올랐다. 살기 가득한 눈과 무표정한 얼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의 악마 같은 모습은 폭발하는 긴장감을 안겼다.
조재현 다운 ‘미친 연기’였다. ‘국수의 신’의 한 축을 이끌어가며 시청자들에게 오싹함을 넘어 집중도까지 가능케 했다. 더욱 악랄해질 김길도, 이를 연기할 조재현을 향한 믿음이 굳건한 이유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대박’, KBS2 ‘국수의 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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