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설현과 지민은 역사지식이 부족했다. 설현과 지민은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게다가 다른 인물의 일본식 이름을 장난처럼 내뱉었다. 분명 지적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녹화 방송이었다. 얼마든지 추가 작업을 통해 바로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고스란히 전파로 내보냈다.
지난 12일 방송된 온스타일 ‘채널AOA’로 AOA가 데뷔 후 가장 뜨겁게 지탄을 받고 있다. AOA 멤버 설현, 지민이 스피드게임을 통해 안중근 의사를 향해, 안창호, 긴또강(김두환의 일본식 표현)이라고 호명했다.
“이토 히로부미와 관련 있다”는 제작진의 힌트에 지민은 “이또 호로모미?”라고 받아쳐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지민은 스스로 “(역사에)무지하다”고 인정했지만, 씁쓸한 상황이었다.
방송 후 온라인상에는 설현과 지민을 향한 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성공한 아이돌이지만, 기본적인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들끓었다. 그러자 설현과 지민은 각자의 SNS를 통해 즉각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설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역사에 대해서 진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과 관련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고, 또 불편을 느꼈을 분들에게 마음 속 깊이 죄송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말씀들을 마음에 잘 새겨놓고 앞으로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민은 “‘채널 AOA’ 프로그램에서 역사퀴즈 코너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고 심지어 가벼운 태도로 방송에 임해 많은 분들께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는 연예인으로서 오히려 장난스러운 자세로 많은 분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 어떠한 변명도 저의 잘못을 덮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는 무지야말로 가장 큰 잘못임을 배웠다. 진심으로 사죄말씀 드리며 깊이 반성하겠다. 저는 앞으로 연예인으로서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역사관을 가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나 사태는 일파만파 확장됐다. 둘의 사과에도 쉽사리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설현과 지민의 역사지식 부족만 문제가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위인을 한순간에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만들었다는 비난이 달아올랐다. 컴백을 앞두고 워밍업으로 준비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오히려 AOA에게 악재였다.
하지만 AOA만 나무라고 끝낼 문제는 아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분명 녹화방송이다. 퀴즈를 기획한 것도, 촬영한 것도, 편집을 통해 방송에 내보낸 것도 모두 ‘채널AOA’의 제작진이다. 방송 후 AOA를 향한 논란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지자 늦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당시 회차 콘셉트가 스피드 게임이었습니다. 설현과 지민씨 팀은 다른 팀과의 경쟁 때문에 상당히 촉박한 상황에서 게임이 진행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와 관련된 부분이어서 제작진이 더 신중하게 제작을 했어야 했는데 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제작진은 어느 부분에서 사고가 터질지 몰랐던 것일까. 혹시 이번 사태를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뒤늦게 제작진은 신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지만 이미 설현과 지민은 마녀사냥을 당한 후다. 어린 설현과 지민이 역사에 무지했다면, ‘채널AOA’ 제작진은 어른으로서 부주의했다. 그리고 무책임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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