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나홍진이 던진 미끼에 칸 현지 관객도 걸려 들었다.
18일 오후 10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곡성’ 프리미어 상영회가 열렸다. 상영회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는 나홍진 감독과 배우 곽도원, 천우희, 쿠니무라 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곡성’은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곡성에 나타나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을 둘러싼 소문과 의심에 대한 영화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공식 섹션인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비경쟁부문은 예술성과 상업성, 장르적 특성이 강한 작품을 엄선하는 섹션이다. 올해는 ‘카페 소사이어티'(우디 앨런 감독), ‘더 비에프지'(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나이스 가이즈'(쉐인 블랙 감독) 등이 상영된다. 한국영화가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오전에 진행된 프레스 스크리닝에서도 열띤 반응이 나타났다. 해외 기자들은 곽도원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박장대소를 터트렸고, 휘슬을 부는 기자들도 눈에 띄었다.
늦은 시각 진행된 탓인지, 프리미어 상영은 프레스 상영보다는 다소 얌전한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영화가 지닌 블랙 코미디의 매력은 어느 정도 현지 관객에게도 전달됐다. 곽도원 장소연의 카섹스, 좀비물을 연상하게 하는 후반부 장면, 잔인한 장면 뒤 연달아 등장하는 고기 구워먹는 장면 등에서 관객들이 폭소했다. 특히 종구(곽도원)가 어리숙한 모습으로 허둥댈 때마다 웃음바다가 됐다.
다만 전라도 사투리 특유의 늬앙스가 영어 번역으로 완벽히 전달되진 않은 듯 보였다. 현지 관객들은 엔딩크레딧에도 영어가 등장할 때 유독 큰 박수를 쳤다. 크레딧이 올라간 뒤 약 5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2층에서는 “땡큐!”라는 외침이 들리기도 했다. 관객들은 극장문을 빠져나가면서도 한참을 엔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현지 관객들의 웅성거림이 극장 주변을 가득 채웠다. 나홍진이 던진 미끼에 칸 관객들도 뜨겁게 현혹됐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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