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한국영화의 4년 만의 칸영화제 경쟁진출작으로 일찍부터 떠들썩했다. 결론적으론 빈손으로 돌아오게 된 ‘아가씨'(박찬욱 감독, 모호필름·용필름 제작)이지만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달래는 성과는 분명 고무적이다.
먼저,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 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벌칸상(The Vulcan Award of the Technical Artist)을 받았다. 벌칸상은 미술, 음향, 촬영 등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주는 상이다.
이 상은 CST(Commission Supérieure Technique de l’Image et du Son)에서 선정한 심사위원이 수여한다. 지난해는 헝가리 영화 ‘사울의 아들’의 사운드 디자이너 타마스 쟈니가 받았다.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은 ‘올드보이’, ‘박쥐’에서 박찬욱 감독표 영화적 판타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바 있다. 류성희 감독은 ‘아가씨’에서 한국의 멋과 서양적 아름다움을 가미해 이질적 조화가 기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공간들을 창조해냈다. 한국영화에서는 본적 없는 웅장하고 매혹적인 프로덕션은 그 자체로 영화에서 하나의 중요한 캐릭터로써 기능한다.
마켓 판매도 이례적이다. ‘아가씨’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마켓에서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돼 종전 ‘설국열차'(봉준호 감독)이 가지고 있던 167개국 판매 기록을 넘어, 한국영화 역대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아가씨’는 6월 24일 대만을 시작으로 호주, 러시아, 홍콩, 뉴질랜드에서는 6~8월, 미국에서는 9~10월 개봉한다. 프랑스에서는 10월 5일 와이드 개봉한다.
이번 영화의 순제작비는 120억 원으로, 마케팅 비용까지 더하면 총제작비는 150억 원을 육박한다. 손익분기점은 400만 명 중후반대다. 성수기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지만 칸마켓에서 벌어들인 계약금 수익과 해외 개봉 이후 벌어들일 수익까지 합산하면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대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아가씨’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TV리포트에 “‘아가씨’의 마켓 실적이 유의미한 것은 낮은 가격으로 여러 나라에 판매한 것이 아닌, 가격 경쟁을 통해 꽤 높은 판매가로 거래됐다는 점”이라며 “구매한 배급사 역시 각국의 중소 규모 이상이다. 해외에서 ‘아가씨’가 B급 영화가 아닌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평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