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AOA가 2016년 여름을 화끈하게 달굴 것으로 기대했다. 1년 만의 컴백이었고, 해상구조대 콘셉트로 AOA의 건강한 섹시미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였다. 결과적으로 AOA는 뜨거웠고, 화려했다. 하지만 1년 전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AOA는 지난 16일 미니 4집 ‘굿 럭(Good Luck)’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AOA는 걸그룹 정점을 찍겠다는 야심이 느껴졌다. 여름을 배경으로 AOA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뮤직비디오와 재킷을 촬영했다. 하지만 풀버전이 공개도 되기 전에 AOA는 역사지식 부족논란에 부딪히며 데뷔 이래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예정대로 AOA는 컴백을 했고, 쇼케이스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탄을 맞은 멤버 지민과 설현이 고개 숙였다. 다른 멤버들 역시 연대 책임을 지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태는 쉽사리 전환되지 않았다. AOA에게 등 돌린 여론은 잔뜩 날이 섰다. 음원차트 선전에도 불구 AOA는 냉대를 당했다. 각종 온라인상에는 AOA를 향한 비난 게시물이 쏟아졌다. 관련 기사에도 온갖 악플이 달렸다.
AOA를 향한 시선이 얼어붙은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2 ‘뮤직뱅크’에서 AOA는 타이틀곡 ‘굿럭’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순위집계 오류로 AOA는 트로피를 내놓게 됐다. 2위였던 트와이스가 다시 1위로 올라서고, AOA는 2위로 정정됐다. 분명 AOA는 피해자였지만, 순식간에 트와이스의 트로피를 빼앗은 가해자로 몰렸다.
AOA를 두고 아이돌 팬덤 사이 한창 옥신각신했다. 그 와중에 AOA는 2주의 짧은 방송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를 끝으로 AOA는 ‘굿럭’ 무대를 마무리한다는 것. 오는 6월 팬미팅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랜다는 공지를 덧붙였다.
물론 AOA 소속사 측은 “‘뮤직뱅크’ 사건 탓에 활동을 빨리 접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앨범 활동 시작부터 계획된 일정이었다는 것. 게다가 팬들을 위해 팬미팅을 개최하고 싶다는 멤버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받아들여 프로모션을 짰다는 설명이었다.
1년 만에 완전체 컴백한 AOA는 괌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고, 해상구조대원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 어느 때보다 성숙하고 건강하며 물오른 미모를 과시했다. 그런 AOA가 단 2주 만에 활동을 끝낸다는 것에 의구심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멤버들의 의지 혹은 소속사 측의 강행보다 여론을 의식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위인 교육을 똑바로 받지 못한 것, 역사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것 모두 AOA 멤버 개인의 잘못이다. 하지만 방송사에선 수여한 트로피를 품에 안은 건 AOA의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1위라고 만천하에 공개됐다가 2위로 떠밀린 AOA는 일방적인 피해자다.
AOA의 이번 완전체 활동 마무리를 알리며 “AOA는 더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 드립니다”던 소속사의 공식입장이 그 어느 때보다 씁쓸하게 느껴진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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