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아무리 비밀리에 출입국을 해도 비행기 편명을 알아내 옆자리 티켓을 사는 건 예사다. 스타의 투숙 호텔을 미리 알아내고 같은 층 방을 예약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호텔 직원을 매수해 스타의 소지품을 물건을 빼내거나 도청장치를 설치하는 범죄도 벌어진다. 일부 한류 스타들은 팬들의 극성에 못 이겨 중국을 방문할 때 호텔 한 층을 전부 빌리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기행을 팬뿐 아니라 중화권 일부 언론이 자행하고 있다는 것. 스타의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까지 거리낌 없이 대형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최근 한 중국 연예 매체는 스타의 열애설을 보도하면서 스타가 체크아웃한 호텔 방을 뒤지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의 취재는 해가 갈수록 집요하고 과감해진다.
중국의 톱스타에게 향했던 관심은 한류 붐이 일면서 한류 스타에게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파파라치 사진은 예사이며, 국내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는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이 사실인 양 가감 없이 보도되고 있다. 해외에 펼쳐진 무법지대에서 우리 스타들이 보호받기란 쉽지 않다.
이번엔 송중기의 여권 정보가 유출됐다. 팬미팅, 행사 등으로 최근 중국 방문이 잦은 그의 여권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된 것. 문제는 팬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떠도는 것을 넘어 현지 매체가 여권 사진을 게재했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방영이 한창이던 당시 대만 매체를 통해 과거 사귄 일반인 여자친구의 사진이 기사화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번엔 여권 정보가 유출돼 도용의 위험까지 겪어야 하는 상황이다.
중화권 매체의 한류 스타 괴롭히기는 송중기 이전 이민호, 김수현, 전지현, 박신혜, 엑소 등 이름 있는 스타들도 모두 겪은 일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비행기에서 자는 사진까지 핸드폰으로 찍어 단독이라고 보도하고, 밥 먹는 자리까지 쫓아와 사진을 찍고 달아나기도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사실 한류 스타는 중화권 매체들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먹잇감이다. 해외 매체인 탓에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보도해도 법적 대응 등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해 경호 인력을 충원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지만 개인 정보 유출과 무분별한 보도 행태에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팬의 사랑으로만 버텨내기에 중국에서 치러야 할 유명세는 너무 가혹하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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