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90년대 말 귓가를 사로잡았던 그 리듬은 18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익숙하게 입가에 맴돌았다. 걸그룹, 보이그룹으로 양분화된 그 시절, 혼성그룹 샵((s#arp)의 등장은 신선했다. 미디엄 템포의 댄스곡과 발라드를 무기로 대중 앞에 선 이들은 감미로운 하모니를 선사하며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스위티’, ‘내 입술 따듯한 커피처럼’이 이들이 남긴 주옥같은 곡들.
그러나 샵 역시 많은 아이돌 그룹이 내적 갈등으로 부침을 겪은 것처럼 잡음을 피하지 못 했다. 인기에 정점을 찍은 2002년, 멤버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해체 수순을 밟은 것이다. 이지혜, 서지영의 불화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아이돌 멤버들은 긴 연습생 시절과 숙소 생활을 함께 거친다. 가족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온갖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드는 것이다. 차마 겉으로 내색할 수 없는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면서 세월을 거쳐 경쟁자를 넘어 친구가 되는 것이 바로 이들의 우정이다.
이지혜, 서지영 역시 마찬가지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두 사람의 화해는 불가능해 보였을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 보였다. 팬덤은 양분화됐고, 이들의 다툼음 감정 싸움으로 비화됐다.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를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어른이 됐다. 단순히 물리적인 나이듦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과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이 됐다는 의미다. 두 사람은 2008년 ‘절친노트’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관계를 다시 재정립했다 .펑펑 눈물을 쏟으며 숨겨 둔 진심을 꺼내 보였고 미안했노라며 서로를 토닥여줬다. 이는 현직 아이돌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큰 뭉클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샵의 역사는 멤버들의 다툼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들의 우정은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여곡절을 딛고 서로를 응원하는 이지혜, 서지영의 모습이 아름답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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