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역대 최고의 연기다.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 모호필름·용필름 제작)의 김민희는 배우의 아우라 그 자체가 작품의 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증명해 보이며 관객을 압도한다. ‘아가씨’의 흥행 열풍 이면에는 단연 김민희의 역대급 연기가 있었다.
“매혹적이고 탁월하게 아름다운” 연기로 “천지 간에 아무도 없는” 아가씨 히데코를 스크린에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중에서도 독회 장면은 그야말로 숨이 턱 막힌다. 극중 히데코가 홀로 무대 위에서 신사들을 압도하듯, 스크린 너머 관객들의 숨통을 쥐고 흔든다.
박찬욱 감독도 히데코의 독회 장면을 찍으며 김민희에게 압도, 매료, 감탄했단다.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고자 폭력적 시선을 감당하면서 무대에 오른 히데코는 대상화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신사들의 머리 꼭대기 위에 서 그들을 장악한다.
박찬욱 감독은 “특히 외국어(일본어)를 완전히 정복했다는 김민희의 자신감과 에너지가 히데코의 얼굴로 표현됐다. 신사들 한 명 한 명을 유유히 보며 ‘아이고 신참(하정우)이 나타났네’라는 여유까지 부린다. 쥐었다 놨다 가지고 노는 셈”이라며 “남성들의 머릿속까지 다 들여다보며 관계가 완전히 역전되는 쾌감이 있다. 김민희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인 장면”이라고 극찬했다.
이러한 김민희의 연기에 촬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은 동성 베드신이니, 노출 수위는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드라마 ‘굿바이 솔로’, ‘화차’, ‘연애의 온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매 작품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김민희는 ‘아가씨’로 또 한 번 만개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아가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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