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 모호필름·용필름 제작) 신드롬이다. 지난 1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9일째 누적 관객 수 25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일찍부터 ‘노출’에 온 관심이 집중된 ‘아가씨’다. “협의 불가 노출 수위”라는 오디션 공고는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본의 아니게 제작 전부터 노출 영화로 인식됐다.
김민희 김태리의 동성 베드신에 대한 편견과 호불호,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2시간 2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도 흥행에 적잖은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박찬욱 감독 본인도 우려한 “박찬욱 영화는 잔인할 것이란 선입견”도 ‘아가씨’의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격렬한 호불호, 베드신에 대한 관심보다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줄이었다. 촘촘하게 설계된 반전과 복선, 박찬욱식 은근한 블랙 코미디, 한국인 최초로 칸 벌칸상을 받은 류성희 미술감독의 아름다운 미쟝센이 입소문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증명했듯 잘 만든 상업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갈증도 ‘아가씨’ 열풍을 부추기기도 했다. 소재에 대한 관객들의 넓어진 수용력, 높아진 눈높이도 ‘아가씨’ 열풍에 힘을 더했다.
‘아가씨’는 개봉 2주차에 주말인 이번 주 무리 없이 350만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정글북’의 9일 개봉으로 첫 주말보다 관객 수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예매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아가씨’ 흥행 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박찬욱 감독이 이번 ‘아가씨’로 자신의 최고 흥행작인 ‘공동경비구역 JSA’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로 580만 관객을 동원, 2000년 당시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우며 상업영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아가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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