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케미스트리는 남, 녀 커플 사이에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동성 사이의 우정 브로맨스도 있고, 워로맨스도 있다. 최근에는 ‘모녀 커플’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드라마 속 3색 모녀 커플을 꼽아봤다.
■ ‘백희가 돌아왔다’ 강예원·진지희, 친구 같은 모녀
땜방용 드라마의 반란이다. KBS2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재미 요인 중 하나로 강예원 진지희의 모녀 케미를 꼽을 수 있다. 처음으로 엄마 연기에 도전한 강예원과, 폭풍 성장한 진지희의 신선한 만남이 통했다. 극 중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18세로, ‘친구 같은 모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백희가 돌아왔다’에서 양백희(강예원)는 섬을 주름잡던 싸움짱. 섬을 떠나면서 신분을 세탁하고 조용히 살아왔지만, 자신과 꼭 닮은 사고뭉치 신옥희(진지희)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모녀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렸다.
그런 가운데, 양백희는 섬으로 돌아오게 되고, 신옥희는 엄마가 숨겨두었던 과거들과 마주하게 된다. 신옥희는 우범룡(김성오), 차종명(최대철), 홍두식(인교진) 중 한 명이 자신의 아빠라고 확신했다. 신옥희는 양백희에게 “아빠가 누구야?”라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양백희는 당황하더니 이내 “아빠는…”이라고 비밀을 밝힐 것 같은 모습을 보여 긴장감을 높였다.
■ ‘또 오해영’ 김미경·서현진, ‘단짠’ 모녀
“야, 이 년아”. 이 말이 이렇게 정감 가는 말이었던가. tvN ‘또 오해영’의 김미경, 서현진이 평범한 모녀의 모습을 그리면서, 시청자를 웃고 울리고 있다. 극 중 서현진은 ‘오해영’이라는 이름에 콤플렉스를 가진, 사랑에 솔직한 여자 오해영 역을 맡았다. 김미경은 오해영의 엄마 황덕이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딸에게 욕도 서슴치 않지만, 알고보면 누구보다 오해영을 생각해주는 인물이다.
황덕이(김미경)와 오해영(서현진)은 시트콤 같은 코믹한 상황들로 웃음을 안겼다. 최근에는 오해영의 결혼이 파토 난 진짜 이유, 박도경(에릭)이 한태진(이재윤)을 망하게 한 비밀 등이 밝혀지면서 모녀 사이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박도경을 포기할 수 없었던 오해영은 라디오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러다가 실수로 이름을 밝히며 만천하에 연애사를 공개하게 됐다. 이에 오해영은 식음을 전폐하며 자책했다. 황덕이는 오해영을 보호해주며, 특별한 말없이 밥을 챙겨줬다. 오해영은 엄마의 마음을 느끼고 밥을 꾸역꾸역 먹었다. 이어 두 사람은 서로 끌어안고 오열했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장면들이 공감을 이끌어냈다.
■ ‘디어 마이 프렌즈’ 고두심·고현정, 가슴 아픈 모녀
tvN ‘디어 마이 프렌즈’ 장난희(고두심)와 박완(고현정)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모녀다. 젊은 시절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후, 장난희는 박완을 억척스럽게 키워왔다. 딸이 좋은 남자를 만나길 바라는 장난희는 유부남과 장애인만은 안 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박완이 사랑한 남자는 유부남 한동진(신성우)과 다리를 잃은 서연하(조인성). 두 사람과 헤어진 박완은 엄마 때문에 사랑을 못한다고 생각, 그동안 묵혀왔던 울분을 터뜨렸다. 30년 전,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그날, 갈 곳이 없던 장난희는 자살을 결심했다. 그리고 농약을 탄 요구르트를 박완에게 줬던 것. 박완은 장난희가 자신을 죽이려 한 것을 알았지만, 엄마를 이해해 30년 동안 비밀로 품고 살아왔다.
박완은 “내가 왜 엄마 꺼야?”라면서 “내가 이렇게 된 거 다 엄마 때문이야”라고 분노했다. 유리컵을 깨뜨리고 피를 흘리면서도 고통을 느끼지 못 했다. 장난희는 박완을 꼭 안으며 미안함에 오열했다. 이 장면에서 특히 ‘연기의 신’ 고두심과 고현정의 연기력이 폭발했다. 두 사람의 명품 연기에 보는 시청자도 마음이 먹먹해졌다. 사랑에 상처받은 모녀가 꽃길만 걷기를 기대해 본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 tvN,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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