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충무로에 좀비 열풍이 불고 있다. 할리우드 전유물인 줄 알았던 좀비가 한국 영화 곳곳에 등장해 신선한 재미를 안기고 있는 것.
먼저, 상반기 극장가에 신드롬을 일으킨 ‘곡성'(나홍진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람도, 시체도 아닌 존재가 머리에 쟁기를 꽂고 사람들을 공격하는 박춘배 좀비 장면은 짧은 장면이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마치 B급 호러물을 보는 듯 섬뜩함과 웃음을 동시에 안기는 이 장면은 장르물에 대한 나홍진 감독의 애정이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나홍진 감독은 “다소 뜬금없는 장면일 수도 있지만 좀비물을 좋아하는 팬을 위한 나름의 선물”이라며 “마음 같아선 지금보다 더 긴 시간을 할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 ‘부산행'(연상호 감독)은 본격 좀비 재난물이다. 국내 상업영화에서 처음 시도되는 좀비 블록버스터임에도 할리우드 못지않은 완성도가 압권이다. 연상호 감독과 주연진 모두 “우리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감염자(좀비)를 연기한 배우분들”이라고 극찬했을 정도.
‘부산행’과 ‘곡성’ 속 관절이 이리저리 꺾이는 좀비의 움직임은 분명 할리우드나 미국 드라마에서 접할 수 없었던 형태다. 이러한 전형적이지 않은 좀비의 움직임은 박재인 안무가에 의해 탄생했다. 일본 무용 부토 죽음의 춤에서 참고했다고.
6월 29일 개봉을 앞둔 ‘사냥'(이우철 감독)에서 뜻밖의(?) 좀비가 등장한다. 엄밀히 말하면 좀비는 아니지만, 극중 사냥꾼 기성(안성기)이 사람과 고라니를 뜯어먹는 장면이 그것. 국민배우 안성기가 백발을 풀어헤치고 눈을 번뜩이며 잔혹성을 드러내는 이 장면은 충격 그 자체. 이우철 감독은 “기성에게 트라우마가 되는 과거를 뜻하는 장면”이라고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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