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닥터스’ 속 박신혜 김래원의 달달한 케미가 안방을 설레게 하는 중이다. 하지만 박신혜 김래원의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의 제목이 하필 ‘닥터스’여서 시청자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하명희 극본, 오충환 연출)는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의사가 된 두 남녀가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며 성장하고, 평생 단 한 번뿐인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메디컬 드라마. 방송 전부터 박신혜 김래원 등의 출연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 드라마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문제아였던 유혜정(박신혜)은 전학 간 학교에서 만난 담임선생님 홍지홍(김래원)의 관심 속에 다른 삶을 살겠노라 다짐하고, 치열한 노력 끝에 의사가 됐다. 13년이 흘러 두 사람은 선생과 제자가 아닌 의사와 의사로 다시 만났다. 아픔을 안고 헤어질 수밖에 없던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홍은 학생이었던 혜정을 마음에 품었던 그대로 13년을 버텼고, 여전히 혜정을 사랑한다.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두고 대결 아닌 대결을 벌여도 지홍은 혜정의 편이다.
한 사람을 향한 관심과 믿음이 사람을 얼마나 변하게 하는지 ‘닥터스’는 보여줬다. 이를 단 2회 만에 증명해낸 혜정은 이제 어려운 수술도 척척해내는 의사가 됐다.
5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랑을 드러낸 지홍과 그런 지홍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알게 된 혜정, 혜정에게 적대감을 드러냈다가 외려 혜정에게 덕통사고(뜻밖에 일어난 교통사고처럼, 어떤 일을 계기로 하여 갑자기 어떤 대상에 병적으로 집중하거나 집착하게 되는 현상)를 당한 정윤도(윤균상)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에 학생 때는 지홍을, 의사가 된 후에는 윤도를 짝사랑하는 진서우(이성경)의 캐릭터는 덤이다.
10대 학생이 나이트클럽에서 1대 다수의 패싸움 주인공이 돼도, 웬 남자의 오토바이에 실려 그 현장을 도망쳐도 주인공이라 괜찮았다. 그리고 의사가 된 현재에는 병원을 배경으로 사랑을 키워가는 중이다. 병원 내의 권력을 지키려는 자와 그를 저지하려는 자의 암투도 살포시 담긴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고결한 직업이다. 하지만 드라마 제목마저 ‘닥터스’ 임에도 병원은 배경일 뿐, 캐릭터의 성장은 제쳐둔 채 벌어지는 주인공들의 사랑놀이에 시청자들은 “결국 의사가 병원에서 사랑하는 이야기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스갯소리처럼 여겨지던 ‘XX에서 사랑하는 이야기’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건지, 아쉬움이 남는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닥터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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