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드라마의 범람 속, 유독 눈에 띄는 드라마들이 있다. 탄탄한 연기력과 깊이 있는 연륜을 갖춘 남자 배우와 풋풋하고 상큼한 매력의 여배우가 남녀 주인공으로 만나는 것.
그런데 남녀 배우들의 나이 차가 띠동갑을 넘어선 평균 16살이다. 나이 차만으로도 호불호가 갈리는 캐스팅이다. 민감한 제작진이 이런 우려를 모르지는 않을 터. 배우들은 편견을 딛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까.
◆ ‘미스터 선샤인’ 이병헌-김태리 = 20살
‘파리의 연인’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쓰는 작품마다 신드롬을 일으키는 스타 작가 김은숙. 그녀가 2018년 상반기 내놓는 신작 ‘미스터 선샤인’은 남녀 주인공으로 이병헌과 김태리를 캐스팅했다. 이병헌은 2009년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에 복귀하고, ‘아가씨’로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여배우로 불리는 김태리는 안방극장 데뷔를 김은숙 신작의 여주인공으로 화려하게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으니 이병헌과 김태리의 나이 차다. 20살의 나이 차이에서 오는 대중의 거부감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전작에서 불가능한 일을 가능으로 바꿔놓은 김은숙 작가와 연기력으로 이견을 낼 수 없는 이병헌의 만남,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 ‘아르곤’ 김주혁-천우희 = 15살
내달 4일부터 tvN에서 매주 월·화요일에 방송되는 드라마 ‘아르곤’.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치열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남녀 주인공은 실제론 15살 나이 차가 나는 김주혁과 천우희다. 김주혁과 천우희도 이병헌·김태리처럼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오랜 연륜을 쌓은 남자배우와 스크린에서 주목받았지만 브라운관은 처음인 여배우의 만남이다.
김주혁은 완벽주의자 아르곤의 팀장 김백진으로, 천우희는 계약직 기자 이연화로 각각 분한다. ‘아르곤’ 제작진은 “탐사 보도를 소재로 하는 만큼 현실적이면서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하다. 김주혁과 천우희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라 생각한다”고 캐스팅에 만족을 드러냈다.
◆ ‘블랙’ 송승헌-고아라 = 14살
올해 하반기 방송 예정인 OCN 드라마 ‘블랙’은 송승헌과 고아라를 남녀 주인공으로 확정했다. 이 드라마는 형사에게 빙의한 까칠한 저승사자 블랙과 죽음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는 하람이 천계의 룰을 어기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송승헌과 고아라는 14살 나이 차가 나지만, 남녀 배우로는 케미스트리가 손색이 없다는 평이 우세하다.
그러나 송승헌과 고아라, 두 사람 모두 전작의 부진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미스터 선샤인’ ‘아르곤’보다는 낮다는 게 함정이다. 다행히 ’38사기동대’ ‘보이스’ ‘터널’ 등 줄줄이 흥행작을 만들어내고 있는 OCN에서 편성이 돼 그 후광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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