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원티드’ 배우들의 연기 열전이 시청자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한지완 극본, 박용순 연출)는 탄탄한 스토리, 긴장감 넘치는 전개, 사회비판 메시지 등을 담아내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 받고 있다. 그 동안 ‘원티드’에는 분량과 관계 없이 ‘원티드’의 완벽 조각이 되어준 이들이 있었기에 ‘원티드’는 수많은 폐인을 양성하고 ‘갓티드’로 불릴 수 있었다. 이 배우들을 모아봤다.
◆ 이토록 안타까운 사연, 진정 범인이란 말인가, 이문식
이문식은 ‘원티드’에서 국장 최준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생방송 초반부터 윤리적인 것을 중시하며 방송팀 멤버들을 다독이고 이끌어 주던 최준구. 사실은 그가 이 모든 사건의 그림을 그린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안방극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최준구는 아이를 유괴하고 이 잔혹한 사건을 만든 범인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상황. 이문식은 사람 좋은 미소부터, 광기에 휩싸여 폭주하는 모습까지 ‘최준구’ 캐릭터의 양면적인 부분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 잔혹하고도 슬픈 죽음, 눈도장 제대로 찍은 이재균
이재균은 ‘원티드’에서 최준구와 함께 사건을 일으킨 공범 나수현으로 분했다. 나수현 역시 7년 전 어린 여동생과 형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이 사건에 뛰어들었다. 이재균은 서늘하고도 매서운 눈빛으로 긴장감을 조성했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그가 피를 토하며 “용서하고 싶었는데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없어서 용서할 수 없었다”고 읊조린 장면은 나수현이 느낄 감정을 오롯이 보여줬다. 많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제 몫의 200%를 해낸 이재균에 호평이 이어졌다.
◆ 미디어의 폐해를 보여주다, 박효주&이승준
박효주와 이승준은 각각 ‘원티드’에서 작가 연우신과 기자 장진웅으로 분한다. 두 캐릭터 모두 극 중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두 인물 모두 자극적인 것을 쫓는 ‘미디어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원티드’의 기획의도를 살려내고 있다.
처음 연우신은 방송을 위해서라면 거칠 것이 없는 작가였다. 그러나 리얼리티 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자신 역시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하면서 그녀의 생각은 바뀌었다. 배우 박효주는 변화하는 연우신의 감정을 때로는 냉소적이고, 때로는 극적으로 그리며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기자 장진웅은 하이에나처럼 정보를 쫓고, 언론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하는 인물이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장진웅은 사진을 찍고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그 정보를 자신의 입장에서 활용하고 재가공한다. 이승준은 맞춤옷을 입은 듯 장진웅의 이해타산적인 면을 부각시키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 올린다.
◆ 가면 쓴 재벌의 비릿한 진짜 얼굴, 박호산
박호산은 극 중 SG그룹의 아들인 함태섭으로 등장한다. 함태섭은 정혜인(김아중)의 죽은 전남편 함태영의 형이다. 그의 첫 등장은 함태영의 죽음을 파헤치는 정혜인을 독려하고, 그녀를 돕기 위해 UCN 방송국까지 사들일 만큼 호의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수록 가면 뒤 그의 얼굴은 파렴치하기 그지없다.
배우 박호산은 함태섭 캐릭터의 이중적인 면을 소름이 돋을 만큼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신뢰도를 주는 중저음의 목소리, 이것과 반전되는 그의 악랄하고도 강압적인 눈빛 등은 ‘원티드’ 시청자들이 진짜 유해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된 것처럼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연극 무대를 통해 다져온 박호산의 내공이 ‘원티드’의 함태섭을, ‘원티드’의 몰입도를 완성시키고 있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원티드’. 이처럼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모여 그려낼 ‘원티드’의 마지막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댓글0